크리스토퍼 힐 전 미국 국무부 동아태차관보. /자료사진=뉴스1
크리스토퍼 힐 전 미국 국무부 동아태차관보. /자료사진=뉴스1
'북한 김정은'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는 27일(현지시간) "남북한이 고위 당국자 회담을 통해서 북한 도발과 남한의 확성기 문제를 해결한 것은 동북아와 전세계에 환영할 만한 소식이었다"며 "김정은 정권은 여전히 불확실성에 놓여 있으며 이번 사건은 그를 지도부에서 끌어내릴 중요한 기회를 제공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북한 핵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와 주한 미국 대사를 역임한 힐 전 차관보는 이날 기고 전문매체 '프로젝트신디케이트'에 기고한 '북한의 최종단계(North Korea’s Endgame)'라는 글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힐 전 차관보는 "박근혜 대통령은 내달 초 취임 후 2번째로 중국을 공식 방문한다"며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최악의 리더십을 보이는 상황 속에서 통일된 한국의 궁극적인 국경이 어떤 모습을 띠게 될 지를 논의하는 것도 좋은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 많은 한국인들은 북한을 흡수할 책임에 대한 준비가 됐는지를 확신하지 못하고 있지만 조상들이 원했던 것처럼 결국 통일을 받아들이게 될 것"이라며 "독일이 통일에 대한 하나의 예시를 보여줬지만 한국은 우방국들과 함께 독자적인 절차를 마련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는 아버지인 김정일과 할아버지인 김일성의 전철을 밟으려 하지만 여전히 3대 세습의 위험성에 노출돼 있고 숙청도 이어지고 있다"며 "특히 이번 사건에서는 식량, 경제적 지원, 에너지, 중국의 따뜻한 말 중 어떠한 것도 얻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힐 전 차관보는 "농업을 기반으로 하는 북한의 경제는 현대적인 기술과 산업의 부재, 악천후로 인해 크게 흔들리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전 세계 공산주의 국가에서 나타난 부패까지 만연했기 때문에 북한 정권은 집단농장을 운영할 여력조차 남아있지 않은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는 "중국이 북한 문제에 손을 씻었으며 러시아마저 빠듯한 자국 경제 때문에 여력이 없는 상태"라며 "게다가 무엇을 줘도 돌려주지 않는 원칙을 가진 나라와는 어느 누구도 손을 잡으려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