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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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든다는 소식은 이제 더이상 낯설지 않다.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80세를 넘어 90세를 향해 달려가고 노인인구비율은 가파르게 증가한다. 사회가 미리 예견된 대로 흘러간다면 주식시장에서도 수익을 노릴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앞으로 노인세대는 어떤 생활을 영위할까. 한국보건산업진흥회에 따르면 2012년 27조원에 불과했던 고령친화산업의 시장규모가 3년 만에 39조원으로 급성장했다. 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여가산업(34.9%)이며 식품산업(23.8%)이 뒤를 이었다.

◆여행 떠나는 고령층


여가산업의 시장규모는 2012년 9조3000억원에서 2020년 26조원으로 수직 상승할 전망이다. 대체휴일제와 근로시간 제한 등 근로자의 여가를 보장하는 정부정책이 다각적으로 마련되는 점이 주효하다.

특히 전체 인구의 14.1%에 달하는 베이비붐세대가 고령인구에 진입하는 추세다. 베이비부머는 수동적인 실버소비자와 달리 적극적인 소비성향을 보이는 ‘액티브 시니어’다. 이들이 즐기는 여가생활이 바로 고령친화산업의 핵심인 셈이다.

한슬기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경제력을 확보하고 여가 향유에 대한 니즈가 강한 베이비부머들이 주 소비계층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이들의 소비성향은 은퇴 이후에도 시니어산업 내 여가산업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활동적인 액티브 시니어가 즐기는 여가생활로는 여행이 꼽힌다. 실제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61세 이상의 고령 출국자수는 약 180만명으로 전체 출국자수의 9.3%를 차지한다. 2006년 96만명에 비하면 두배가량 늘어난 셈이다.

이에 따라 주식시장에서는 여행주와 항공주 등이 고령친화산업 수혜주로 주목받는다. 여행주는 기존의 획일화된 패키지여행 수요보다 자유로운 개별여행을 선호하는 노년층이 증가해 관련 상품을 개발하는 기업에 관심이 집중된다. 항공주는 여행 수요에 유가 안정까지 겹치며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한슬기 애널리스트는 여가산업 관련주로 하나투어, 모두투어, 호텔신라,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인터파크 등을 꼽았다.

◆건강한 먹거리 찾는 고령층

고령친화산업 내에서 식품산업은 2012년 6조4000억원에서 2020년 18조6000억원으로 24.2%의 비중을 차지할 전망이다. 또한 국내 만 65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고령자가 가장 필요로 하는 제품은 노인용 식품과 의약품으로 조사되는 등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다.

‘실버푸드’는 단순히 삼키기 좋고 소화가 잘 되는 음식이 아니라 질감이나 맛·영양·포장까지 개인의 체질과 건강상태를 고려한 고품질 맞춤형 식품을 뜻한다. 국내 유통사는 이미 시장 선점을 위한 실버푸드 경쟁에 한창이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말 고급 친환경 자체브랜드(PB) ‘해빗’을 선보였다. 유기농, 최고급을 지향해 가격이 일반상품보다 20~50% 높지만 매출은 계속 높아지는 추세다. 해빗은 렌틸콩, 귀리, 아로니아 등 슈퍼푸드와 국내산 유기농 곡물을 갈아 만든 파우더제품을 통해 고령인구의 취향을 저격했다.

이마트도 지난달 25일부터 시니어고객을 대상으로 일일 영양소를 고려해 만든 파우더·죽·젤리 등 영양식 6종을 판매한다. 이마트 관계자는 “시니어 고객이 주소비층으로 부각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건강식품매장 내 ‘시니어 MD존’을 52개점에서 전점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슬기 애널리스트는 “국내보다 고령화가 빨리 진행된 일본처럼 앞으로 실버푸드는 1인가구와 함께 간편식시장을 선도할 것”이라며 “일본의 경우 식품별로 생산규격 등을 통일해 소비자가 편리하게 음식을 선택할 수 있게 했고 쇼핑몰, 슈퍼마켓, 심지어 편의점에서도 실버푸드를 손쉽게 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통업체와 식품업체가 실버푸드시장 선점을 위한 각축전을 벌이자 주식시장에서는 앞으로 어느 업체가 시장선도할지 관심을 기울인다. NH투자증권은 실버푸드 관련주로 이마트, 롯데마트, CJ제일제당, 대상, 풀무원 등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