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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블루제이스 시절이던 2005년 4월 19일 로이 할러데이가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경기에 선발로 나서 공을 던지고 있다. /자료사진=뉴시스(AP 제공) |
로이 할러데이가 40세 나이로 숨졌다. 전 메이저리그 투수로 양대리그 사이영을 차지하며 정상급 선수로 활약했던 로이 할러데이는 7일(현지시간) 자신의 경비행기를 타고 이동하다 멕시코만에 추락하는 사고로 사망했다.
로이 할러데이의 죽음에 그의 선수 시절 소속팀이던 토론토, 필라델피아는 물론 메이저리그 사무국도 공식 성명을 내 죽음을 애도했다. 그의 플레이를 기억하는 팬들의 추모도 이어지고 있다.
16년 동안 메이저리그에서 뛰면서 통산 203승 105패, 평균자책점 3.38, 2749이닝의 기록을 남겼던 할러데이는 퍼펙트게임, 포스트시즌 노히터 등도 기록하며 시대를 지배한 우완 에이스였다.
▲이닝 이터
선발, 계투, 마무리로 철저히 분업화된 현대 야구 시스템에서 할러데이는 독보적인 존재였다. 바로 엄청난 이닝 소화력 때문이다. 16시즌을 뛰는 동안 할러데이는 8시즌이나 200이닝을 넘겼으며, 2003년에는 무려 266이닝을 던졌다.
이같은 이닝 소화력 덕에 할러데이는 완투만 67게임, 완봉승도 20회나 거뒀다. 2010년에 250이닝, 2011년에 233이닝을 소화했던 그는 이후 경기력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2013년 미련없이 은퇴를 선택했다.
▲퍼펙트 게임
이닝 소화력, 구위, 제구 등 선발투수로서 완성된 모습으로 전성기를 구가하던 할러데이는 2010년 결국 메이저리그 역사상 20번째 퍼펙트 게임을 달성했다. 5월 29일 플로리다 말린스와의 원정경기에서 할러데이는 115구 11탈삼진으로 팀의 1-0 퍼펙트 승리를 이끌어냈다.
▲포스트시즌 노히터
할러데이의 진가는 포스트시즌에서도 발휘됐다. 약체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오래 뛰며 포스트시즌을 경험하지 못했던 할러데이는, 2010년 필라델피아 필리스로 이적한 후 처음으로 나선 포스트시즌 데뷔전에서 노히트 게임을 만들어냈다.
할러데이는 신시내티를 상대로 한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 볼넷 1개만을 내주며 노히트 게임을 달성했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포스트시즌 두 번째 노히트 게임이었다.
▲양대리그 '사이영'
할러데이는 투수 최고의 영광 사이영 상을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에서 모두 받은 기록도 세웠다. 할러데이는 토론토 시절이던 2003년 아메리칸리그에서, 필라델피아 이적 후인 2010년 내셔널리그에서 사이영상을 받았다. 양대리그에서 사이영을 모두 수상한 투수는 할러데이를 포함해 메이저리그 역사상 6명 뿐이다.
▲우승의 아쉬움
이처럼 시대 최고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할러데이도 월드시리즈 챔피언 반지는 끝내 얻지 못했다. 할러데이는 필리스 이적 후 2년 동안 세 번의 포스트시즌 시리즈에 나서 3승2패, 평균자책점 2.37의 뛰어난 기록을 남겼지만, 월드시리즈는 한 번도 진출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