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필립모리스 아이코스 ‘히츠’, BAT코리아 글로 ‘네오스틱’, KT&G 릴 ‘핏’ 등 궐련형 전자담배 전용담배에 부과되는 각종 세금이 일반담배의 90% 수준까지 오르면서 제품 가격 인상 움직임이 본격화된 모양새다.

마지막 남은 세금항목인 국민건강증진부담금도 이달 중으로 같은 수준으로 인상될 가능성이 높아 내년부터는 궐련형 전자담배 전용담배의 세금이 기존 1739원에서 2986원으로 1247원 인상될 전망이다.


◆궐련형 전자담배 세금 인상 현실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올 하반기 궐련형 전자담배 전용담배가 일반담배의 52% 수준에 불과한 것은 문제가 있다며 여야 논의 끝에 90% 수준까지 올리기로 확정했다.

연장선에서 개별소비세 인상(11월9일, 126원→529원)을 시작으로 지난 8일에는 지방교육세(232원→395원)와 담배소비세(528원→897원) 인상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부가가치세(391원)와 폐기물부담금(24원)은 현 세금을 유지하기로 해 국민건강증진부담금 인상(438원→750원)만 남은 상황이다.

이 가운데 지난 15일 한국필립모리스가 먼저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들었다. 한국필립모리스는 이날 입장자료를 내고 “오는 20일부터 히츠의 소비자 가격을 현행 4300원에서 4500원으로 200원 인상한다”고 밝혔다.


정일우 한국필립모리스 대표는 “세금 인상이 서민 부담으로 전가되지 않도록 해달라는 국회와 정부의 강력한 협조요청을 감안해 종합적인 검토를 거친 끝에 가격 인상폭을 최소화했다”며 “‘담배연기 없는 미래’라는 비전을 위해 일반 궐련담배에서 아이코스로 전환하고자 하는 성인 흡연자들의 선택권을 해치지 않는 가격수준을 고심했다”고 말했다.

위에서부터 차례로 한국필립모리스 아이코스와 히츠, BAT코리아 글로와 네오스틱, KT&G 릴과 핏. /사진=한국필립모리스·BAT코리아·머니S DB
위에서부터 차례로 한국필립모리스 아이코스와 히츠, BAT코리아 글로와 네오스틱, KT&G 릴과 핏. /사진=한국필립모리스·BAT코리아·머니S DB

이와 함께 한국필립모리스는 국내에서 히츠를 생산하기 위해 양산공장을 증축하기로 결정했다.
그간 경쟁사인 BAT코리아와 KT&G는 국내에서 궐련형 전자담배 전용담배를 생산해 따로 관세를 부담하지 않았지만 한국필립모리스는 해외에서 제품을 수입해 관세 40%를 추가로 부담하고 있었다.

한국필립모리스는 가격 인상과 함께 2019년까지 총 4억2000만달러(약 4600억원)를 신규 투자하고 700여명을 추가로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히츠의 국내 생산은 투자 확대를 통한 지역경제 발전뿐만 아니라 현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퍼스트무버와 다른 패스트팔로어 입장

일각에선 세금 인상에 이어 가격 인상에 시동이 걸린 만큼 경쟁사들의 도미노 가격 인상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이제 갓 태동하기 시작한 궐련형 전자담배시장에서 퍼스트무버인 한국필립모리스의 시장 지위와 후발주자들의 입지가 다른 만큼 BAT코리아와 KT&G는 시장상황과 소비자 반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인상여부와 인상폭을 신중히 결정할 방침이다. 

KT&G 관계자는 지난 15일 “현재까지는 인상계획이 없다”며 “경쟁사 행보와 시장변화 추이 등을 지켜보며 가격 인상 여부와 인상폭을 추후 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BAT코리아 관계자는 “경쟁사가 가격을 올린다고 무작정 따라서 가격을 올릴 수 없는 상황”이라며 “세금 인상이 가격 인상 요인은 맞지만 아직 건강증진부담금 인상 여부도 확정되지 않았고 시장상황, 소비자 반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가격 인상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