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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의 '3세 경영' 체제는 2022년 최윤범 회장 취임 이후 안정화 단계를 지나 재도약의 시기를 맞았다. 최 회장은 2022년 12월부터 4년째 고려아연을 이끌고 있다. 최 회장은 고(故) 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의 차남이다.
고려아연은 최 회장 부임 이후 친환경 소재 기업이자 글로벌 탈중국 핵심광물 중심 기업으로 거듭나며 다가올 50년을 그려가고 있다. 현장에 답이 있다는 최 명예회장의 경영철학을 이어받아 철저히 현장 중심 경영에 집중에 왔다. 최 회장은 온산제련소를 비롯해 페루 광산과 호주 SMC 제련소 등 10년 가까운 현장 근무를 거쳐 2019년 고려아연 대표이사에 올랐다.
특히 글로벌 전략광물 확보 경쟁이 심화하는 흐름 속 탈중국 공급망의 허브로 자리잡고 있다. 고려아연은 최근 열린 한미 정상회담 기간 세계 1위 방산기업 록히드마틴과 게르마늄 공급·구매 및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울산 온산제련소에는 1400억원 안팎의 자금을 투입해 게르마늄 공장 신설을 추진한다. 지난 6월엔 처음으로 미국에 안티모니 20톤을 수출했고 올해 100톤, 내년 240톤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기후변화와 탈탄소 시대를 맞아 ▲신재생 에너지 및 그린수소 사업 ▲이차전지 소재사업 ▲자원순환 사업 등 이른바 '트로이카 드라이브' 3대 신사업도 미래 성장동력으로 추진하고 있다. 트로이카 드라이브 부문의 비중을 50%까지 확대하고, 회사 시가총액을 70조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도 공표했다.
중장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도 여러 방면에서 이어가고 있다. 신재생 에너지 및 그린수소 분야에서는 호주 맥킨타이어 풍력발전소의 성공적인 부분 가동과 SunHQ 실증사업 등을 통해 에너지 전환을 선도하고 있다. 이차전지 소재의 경우 동박 생산과 하이니켈 전구체 양산, 올인원 니켈 제련소 건설 등을 통해 미래 수요 증가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있다. 자원순환 분야에선 미국 전자폐기물 리사이클링 기업 이그니오홀딩스, 고철 트레이딩 업체 캐터맨 인수 등을 통해 입지를 확장하는 중이다.
다만 최근 큰 사회적 논란에 휩싸인 MBK와 영풍의 적대적M&A가 1년 넘게 이어지는 점은 기업 성장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수십 년 간 이어온 동업 관계가 최 명예회장이 병상에 누운 지 얼마 되지 않아 무너지면서 재계에서는 충격적이라는 평가까지 나왔다.
이러한 상황 속 최 회장은 공동체로서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자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그는 지난 8월1일 고려아연 창립 51주년 기념사를 통해 "지난 11개월의 태풍을 견뎌내는 동안 우리는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포기하지 않고 멈추지 않았다"며 "파도는 계속 치겠지만, 우리의 목표를 잊지 않고 서로를 나침반 삼아 단결한다면 고려아연은 다시 한번 세상을 놀라게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