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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현진 전 MBC 아나운서가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9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영입인사 환영식'에 참석했다. /사진=임한별 기자 |
배 전 아나운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당 당사에서 열린 영입인사 환영식에서 "자유의 가치를 바탕으로 MBC가 바로서고 방송이 본연의 모습을 찾을 수 있도록 이 길이 국민을 위한 길이란 각오로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배 전 아나운서는 "제가 뉴스데스크 앵커를 맡고 있던 지난 2012년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 파업 당시 앵커였던 저는 노조가 주장하는 파업 정당성에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하고 파업참여 100일 만에 불참과 노조탈퇴를 선언했다"며 "연차가 어린 여성 앵커가 이런 결단을 내린 것은 아마도 창사 이래 처음인 걸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타깝게도 그 후 저는 인격적으로 모독감을 느낄 만한 각종 음해와 공격을 받아왔고 석달 전엔 정식 인사통보 없이 8년 가까이 진행한 뉴스에서 쫓겨나듯 하차해야 했다"며 "그 이후 저는 모든 업무에서 배제된 채 조명기구 창고에서 업무발령을 기다리며 대기상태였다"고 주장했다.
배 전 아나운서는 "파업에 반대한 제 동료는 세상이 알지 못하는 부당한 일들을 온몸으로 감당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며 "MBC 안에서 각자 생각과 의견이 존중받을 수 있는 자유는 사라졌다. 이런 현상이 비단 저희 방송사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본인이 소신을 따른 대가로 불이익과 차별을 받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그런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배 전 아나운서에 대해 "영입 직전에 한번 봤다"며 "얼굴만 아름다운 게 아니고 소신이 뚜렷하고 속이 꽉 찬 커리어우먼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이튿날 MBC에 사표를 제출하는 것을 보고 우리 당에 모셔와 당과 나라를 위해 큰 일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환영식에는 같은날 영입된 길환영 전 KBS 사장과 송언석 전 기획재정부 2차관 등도 참여했다.
한편 한국당은 이날 기자들의 질의응답을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MBC와 KBS 소속 취재진이 배 전 아나운서와 길 전 사장에게 질문을 하다가 제지당해 항의하는 등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배 전 아나운서는 지난 2008년 MBC 아나운서로 입사한 뒤 2010년부터 MBC '뉴스데스크' 앵커를 맡았다. 이후 지난 2012년 MBC 총파업에 참여했다가 노조를 탈퇴한 뒤 '뉴스데스크' 앵커로 복귀했고, 지난해 12월 MBC 총파업이 종료되자 앵커직에서 물러났다. 지난 7일 보도국을 통해 MBC에 사직서를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