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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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브르 박물관의 방 하나를 독차지한 작은 그림이 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다. 이곳에선 한쪽 벽면을 혼자 차지하고 신비스럽게 미소 짓는 모나리자를 만날 수 있다. 첫인상이 미소로 느껴졌다면 측면에서 눈길을 맞췄기 때문일 것이다.
수많은 관광객 틈바구니를 지나 그림의 정면에 서서 그 미소를 제대로 응시하면 느낌이 달라진다. 처음 보았던 미소는 사라지고 무덤덤한 혹은 심드렁한 표정으로 느껴진다. 중앙에서 한참을 응시하다 한두 걸음 옆으로 옮겨 다시 한번 보면 그림 속 모나리자가 살아 있는 것처럼 생동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작품 속 모나리자의 미소를 현실에서 마주하게 된다면 어떨까. 신비로운 느낌보다는 부자연스럽고 싸늘하다는 이미지가 떠오를지도 모를 일이다.


◆첫인상에 대한 다양한 시선

모나리자의 그림은 왼쪽 입술은 일자로 다물고 있고 오른쪽 입술만 꼬리가 살짝 올라가 웃는 입모양을 하고 있다. 따라서 중앙에서보다 오른쪽 옆에서 그 미소를 금방 느낄 수 있고 중앙에서 응시할 때는 무표정하거나 심드렁한 인상을 받게 된다. 단적으로 정의할 수 없는 미소다 보니 그림을 보는 방식과 관련해 다양한 이론이 있다.

과학적 지식이 풍부했던 다빈치의 계산된 회화기법과 시신경을 통해 대뇌로 전달되는 표정의 인지 과정을 역추론해보니 무표정한 중앙의 표정 속에 미소 짓는 측면의 표정을 노이즈처럼 심어놓은 고도의 기법이라는 이론 등이 설득력을 얻는다.  

이처럼 모나리자의 미소 속에 담긴 44개의 안면 근육의 작동을 과학의 틀에서 바라보는 이가 있는가하면 진정성 있는 웃음은 미추(미인과 추녀)와 관계없이 있는 그대로 전달되는 것 아니겠느냐고 주장하는 이도 있다. 누가 맞고 누가 틀리다고 할 수 없는 문제다.

다만 짧은 시간에 나의 장점을 많이 보여주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같을 것이다. 몇초면 판단이 내려지는 첫인상을 좋게 해 소개팅·면접 등에서 성공하고 싶고 새로운 사람을 자주 만나야 하는 경우 매력적인 느낌을 각인하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마음과 실제는 종종 빗겨갈 때가 있다. 얼굴의 비대칭이나 부정교합 등으로 선의의 미소가 거꾸로 읽히는 경우다. 근육의 부조화, 과활성, 비대칭적인 움직임에 따라 마음과 다른 웃음을 보여줘 속상한 경우도 있다.

배우는 수십개의 안면 근육을 자유자재로 움직여 상황에 맞는 표정을 만들어내지만 보통은 그렇지 않다. 의도치 않은 표정을 나도 모르게 드러내고 무표정하거나 차가운 사람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사진 속 나의 표정이 내 마음과 달라서, 나의 의지로 조절할 수 없어서 곤혹스럽다면 한번쯤 자신의 입매와 치아 스타일에 대한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얼마 전 내원한 지인은 자신의 표정이 입에서 다 망가진다는 고민을 털어놨다. 사슴처럼 동그란 눈, 오뚝한 콧날, 센스 있는 패션 등 어디 하나 뒤쳐지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입매만큼은 아무리 연습해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고민이다.

나이 들어 보인다거나 할머니 같다는 말을 듣는다는 지인은 최근 뾰로통해 보인다는 말까지 들어 자신의 표정을 드러내기가 두려울 정도라고 했다. 행여 상대방에게 오해를 사게 될까봐 성격까지 소극적으로 변하고 자신의 의사표현조차 꺼려진다는 것이다. 결국 대인 기피증과 우울증까지 갖게 됐다고 울먹였다.

◆극복 가능한 어색한 미소

피하고 싶고 고치고 싶은 대표적인 입매 중 거미스마일이 있다. 함께 있는 이들 모두가 웃을 때도 자신의 잇몸이 보이는 걸 꺼려한다. 과도하게 잇몸이 드러나면 미관상 좋지 않고 때로는 불편하다는 핀잔을 듣는 경우가 있어서다. 

거미스마일은 윗입술과 잇몸 사이에 연결된 얇은 근육인 순소대가 지나치게 발달한 경우다. 윗입술의 힘이 과도하다 보니 살짝만 웃어도 입술이 훌훌 올라가 부자연스러운 미소를 연출하게 된다.

잇몸이 치아를 덮는 경우도 거미스마일의 원인이 된다. 본래 잇몸은 영구치가 나올 때 치아의 뿌리 방향으로 점차 올라가는데 정상적으로 올라가지 못하고 치아를 덮어버리면 거미스마일처럼 보이게 되는 것이다. 또 상악골(윗턱)이 과도하게 발달해도 윗입술이 짧아지기 때문에 잇몸이 많이 노출되게 된다.

거미스마일에서 벗어나 자연스러운 미소를 만들고 노화 방지 효과까지 보장해주는 스컬트라 시술이 있다. ‘Poly-L-Lactic Acid’라는 화학명의 스컬트라는 외과수술 시 봉합사로 사용하던 재료에서 유래된 물질이다.

인체에 해를 주지 않고 흡수된다고만 생각되던 스컬트라였으나 체내에서 분해되면 그 부분에 콜라겐이 합성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치과에서 시술하는 스컬트라는 치유력이 좋은 입안 점막에 주사하기 때문에 피부가 민감하더라도 흉터 걱정이 없다. 또 부자연스러운 과도기가 없고 지방흡입과 같은 부가적인 수술이 필요없기 때문에 시술 직후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특히 5~6개월이면 효과가 끝나는 보톡스와 달리 2~3년의 긴 지속기간을 자랑한다. 물론 시술 목적 등에 따라 희석 농도가 달라지고 주입되는 해부학적 위치도 바뀌기 때문에 무작정 스컬트라 시술을 받는 것은 옳지 않다.

개인의 치아 상태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바탕이 되지 않으면 의도와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본인에게 맞는 치료 방법을 선택하기 위해선 전문의 상담이 필수며 콤플렉스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순간적인 감정에 취해 잘못된 결정을 내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부드럽고 환한 느낌을 주는 미소와 매력이 돋보이는 치아를 갖게 해주는 조력자의 역할에서 의학시술을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이는 말 그대로 도움을 준다는 의미일 뿐 본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선 본인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주변의 시선에 위축된 마음을 열어 자신감을 키우고 따뜻하고 여유 있는 마음속에서 나오는 진정성 있는 표정을 연습해보면 어떨까. 그러면 분명 내면과 외면의 아름다움을 모두 갖춘 미소가 가득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41호(2018년 5월23~29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