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 뉴 제너레이션 ES300h. /사진=렉서스코리아
렉서스, 뉴 제너레이션 ES300h. /사진=렉서스코리아

토요타 장인이 전하는 신형 ES300h의 달라진 점

6년 만에 새롭게 탄생한 렉서스 ES300h는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살펴봐야 할까. 이토 요시아키 토요타 드라이빙 타구미(장인)에게 신형 ES300h의 핵심요소를 들었다. 타쿠미는 렉서스의 기술 전문가를 뜻하는 용어로 25년 이상의 숙련 기간을 거쳐야 한다. 그는 “ES의 매력은 과거 모델의 틀을 유지하며 진화한다는 것이다. ES는 기존에 갖고 있던 정숙성, 승차감에 추가적으로 핸들링을 대폭 개선했다. 주행에 즐거움을 주겠다는 생각으로 테스트했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 최초로 스윙 밸브를 적용해 승차감뿐만 아니라 핸들링까지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렸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스윙 밸브는 쇼크업소버에 장착돼 저속 또는 고속주행 시 차체의 미세한 진동을 잡아준다.


2018년 10월2일. 6년 만의 풀체인지로 재탄생한 렉서스의 대표 하이브리드 세단 ES300h가 모습을 드러냈다. 신형 ES300h는 ‘뉴 제너레이션’이라는 수식어를 달았다. 렉서스 입장에서는 기존보다 한단계 더 진화한 하이브리드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이런 렉서스의 생각은 ES300h의 광고영상에서도 드러난다. 렉서스는 ES300h의 광고에 ‘낯설지만 강렬하게’라는 카피를 넣었다. 하이브리드 차량은 힘이 약하다는 고정관념을 깨버리고 싶었던 모양이다. 차를 온전히 알기에는 다소 부족한 거리지만 약 120㎞를 직접 운전하거나 동승하면서 ES300h를 직접 체험해보기로 했다.

◆전통 위에 첨단기술 입혔다


지난 5일 오전 가평 더스테이힐링파크에서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까지 약 62㎞ 거리를 신형 ES300h로 달렸다. 시승한 트림은 럭셔리 플러스로 아직 국내에 도입되지 않은 최상위 트림인 이그제큐티브의 바로 아래 단계다.


본격적인 주행에 앞서 잠실부터 가평까지 ES300h에 동승하면서 디자인을 유심히 살펴봤다. 전 세대와 비교해 눈에 띄는 점은 좀 더 날렵해진 헤드램프와 그릴의 패턴 정도다. 헤드램프는 날카로운 눈으로 목표를 향해 금방이라도 달려들 것만 같은 맹수의 느낌을 줬다.


전면부는 렉서스의 상징인 스핀들 그릴이 그대로 적용됐지만 가로에서 세로로 패턴이 변경돼 역동적인 느낌을 강화했다. 루프라인 역시 좀 더 유려한 느낌으로 떨어지고 낮아진 차체와 측면부 캐릭터라인 등이 날렵해 보였다.

렉서스, 뉴 제너레이션 ES300h 내부. /사진=이지완 기자
렉서스, 뉴 제너레이션 ES300h 내부. /사진=이지완 기자

내부에서는 12.3인치 크기의 중앙 디스플레이가 가장 먼저 눈길을 사로잡았다. 전 세대보다 화면이 넓어졌고 매립형에서 돌출형으로 변신을 시도했다. 대시보드는 수평으로 뻗어나가 시원하고 깔끔한 느낌을 줬다. 공조장치 등은 좀 더 직관적으로 개선됐지만 터치 디스플레이가 아닌 리모트 터치 컨트롤 방식을 고집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 같은 아쉬움은 실제 렉서스 차량 운전자들에게 자주 들었던 부분이다.


렉서스의 상징과도 같은 시마모쿠 우드 트림은 신형 ES300h에도 달렸다. 스티어링 휠(핸들)에 나무 소재가 추가된 것만으로 클래식한 느낌을 물씬 풍겼다. 2013년 LS에 처음 적용된 시마모쿠 우드 트림은 수십겹의 얇은 나무 합판을 겹쳐 제작하는데 하나의 제품이 완성되기까지 38일이 소요된다. 시마모쿠 우드 트림은 핸들을 잡았을 때 딱딱하지만 손이 꽉 차는 느낌을 줘 안정감이 든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편의사양은 무선충전기다. 해당 옵션은 아직 국내 도입되지 않은 최고 트림에만 적용된다. 최근 스마트폰은 누구에게나 필수적인 일상용품이며 다른 수입차의 경우 이러한 옵션을 하위 트림에 기본 적용하기도 한다. 렉서스가 럭셔리를 추구하기는 하지만 구매자를 위한 옵션을 추가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S300h는 토요타 뉴 글로벌 아키텍처(TNGA) 플랫폼의 렉서스 버전인 글로벌 아키텍처 케이(GA-K)가 적용됐다. 저중심 설계를 기본으로 운동성능이 향상됐으며 충분한 거주성도 확보됐다.

◆도로 밀착해 부드럽게 달린다


실제 주행을 해보니 ES300h는 두 얼굴을 갖고 있었다. 저속에서는 일에 열중한 직장인의 모습이었으나 스포츠 모드를 활용해 고속주행으로 넘어가면 모험심 가득한 상남자로 변한다. 핸들링은 도로 위에 타이어가 ‘착’ 달라붙어 미끄러져 나갈 정도로 매끄러운 느낌을 줬다. 가볍지도 묵직하지도 않아 쾌적한 드라이빙 감각을 만끽했다.


하이브리드임에도 강력한 주행성능을 갖출 수 있는 이유는 신형 엔진과 새로운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강력한 2.5ℓ 가솔린 엔진에 전기모터 2개가 조화를 이뤄 시스템 총출력 218마력, 최대토크 22.5kg·m, 복합연비 17.0㎞/ℓ의 성능을 발휘한다. 변속기는 변속 시 충격을 최소화하는 전자식 무단변속기(e-CVT)를 채택했다.


렉서스, 뉴 제너레이션 ES300h. /사진=렉서스코리아
렉서스, 뉴 제너레이션 ES300h. /사진=렉서스코리아

안전사양도 빠지지 않는다. 기본으로 10개의 에어백을 적용했으며 ▲긴급 제동 보조시스템(PCS) ▲차선 추적 어시스트(LTA) ▲다이내믹 레이더 크루즈컨트롤(DRCC) ▲오토매틱 하이빔(AHB) 등 첨단 안전기술도 갖췄다. 이번 시승 과정에서는 LTA와 DRCC를 주로 활용했다.


당시 비가 많이 내리고 있었기 때문이지 LTA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종종 한쪽 차선으로 치우치는 상황이 연출된 점은 아쉬웠다. DRCC는 자율주행을 하는 것처럼 전방의 차량을 따라 유연하게 움직였다.


확실히 정숙성은 엄지를 치켜 세울만 했다. 저속으로 주행 중인 차량의 옆을 지나칠 때 소음이 거의 없었다. 이 부분은 중속에서 고속으로 넘어갈 때 더 빛이 난다.


렉서스코리아 관계자는 “플로어 사일렌서의 커버리지를 확대해 노면과 엔진소음 유입을 억제하고 마이크로 소음을 감지해 스피커로 소음을 상쇄시키는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 기술을 도입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62호(2018년 10월17~23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