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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저녁 경남 김해 서상동의 원룸에서 발생한 화재 현장 ./사진=뉴시스 |
10명의 사상자를 낸 경남 김해 원룸 건물 화재의 주 원인으로 드라이비트 마감재와 필로티 구조가 지목됐다.
경남 김해중부경찰서는 이번 화재로 연기를 흡입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A양(14)이 21일 오후 4시쯤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앞서 A양의 네살배기 남동생도 연기를 흡입해 병원으로 옮겼지만 숨졌다.
당시 화재 현장에 함께 있다가 구조된 A양의 둘째 남동생(12)과 이종사촌(13) 역시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지만 생명이 위독한 상태다. 또 이 원룸 건물에 거주하던 한국인 여성(28)도 연기를 흡입해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는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당국은 해당 건물에 드라이비트 마감재를 사용해 인명피해를 더욱 키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스티로폼 등을 붙이고 시멘트를 덧바르는 마감방식인 드라이비트는 가격이 저렴한 대신 가연성이 높고 연소 때 많은 유독가스를 발생시킨다. 2017년 12월 69명의 사상자를 낸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나 지난 1월 155명의 사상자가 밀양 세종병원 화재 등에서 주요 원인으로 지적돼 왔다.
또 건물에 사용된 필로티 구조도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지적됐다. 필로티 구조의 건물은 동서남북에서 공기가 자유롭게 드나들어 불이 순식간에 번지는 위험을 안고 있다.
A양 부모는 지인을 만나기 위해 집에서 나갔으며 이모마저 장을 보기 위해 30~40분 전 자리를 비운 상황에 화재가 들이닥쳤다. 이로 인해 보호자의 부재 속에 아이들이 신속히 대응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아이들은 2층에 있었지만 가장 늦게 구조된 것으로 전해졌다.
화재는 지난 20일 저녁 7시42분께 경남 김해시 서상동의 한 원룸 1층 주차장에서 불이 나 24분 만에 진화됐다. 하지만 이 불로 A양 남매를 포함해 1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차량 7대와 오토바이 1대 및 원룸 건물 250㎡ 등을 태워 소방서 추산 1억8000여만원의 재산피해도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