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오타이주(茅台酒)는 중국 명주 중 으뜸으로 친다. 바이주(白酒·백주)의 한 종류로 누룩과 붉은 수수로 빚은 증류주다. 마오타이주는 중국 남서부 내륙의 구이저우성(貴州省·귀주성)의 젖줄인 츠수이허(赤水河·적수하)의 맑은 물과 내륙 산지의 습도 등을 활용해 전통 제조법으로 생산한다. 마오타이주의 생산지는 구이저우성 쭌이시(遵義市·준의시)에 속한 런화이시(仁怀市) 마오타이진(茅台鎭)이다. ‘마오타이’ 술 이름에 지명이 잇따른 격으로, 마오타이는 중국술을 대표한다.
마오타이진 거리. /사진=박정웅 기자
마오타이를 병입하는 마오타이진의 한 판매점. /사진=박정웅 기자
마오타이진 거리에는 주창을 거점으로 한 판매점이 빼곡하다. 중심부에는 중국의 주도(酒道)를 자랑하는 중국주문화성(中国酒文化城)이 자리한다. 마오타이의 유래부터 변천사, 세계의 명주를 전시하는 공간이다. 한국의 몇몇 술도 이 틈에 끼어있어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마오타이주는 1915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서 열린 파나마 평화박람회에서 금메달을 수상하면서 유명세의 서막을 열었다. 세계의 으뜸 증류주로 이름을 알린 가운데 국빈 만찬주에 쓰여 중국의 국주(國酒)로도 통한다. 나라의 술인 셈이다.
세계 술 품평회서 이름을 떨친 마오타이. /사진=박정웅 기자
마오타이주와 인연이 깊은 인물은 많다. 마오쩌둥, 저우언라이, 찰리 채플린, 리처드 닉슨, 김일성 등이 대표적이다. 마오타이주 본연의 맛과 향(장향)을 떠나 국주로서 품격이 있어서다. 마오타이 중 53도짜리의 비천은 대중적으로 인기가 높은 편이다. 작은 한 병에 우리 돈으로 치자면 20만원이 훨씬 넘는다. 물론 숙성기간이 길거나 풍미가 좋은 더 비싼 마오타이주도 많다. 많은 중국인들이 마오타이진을 찾는 이유는 분명하다. 이곳에서만 진짜 마오타이를 맛볼 수 있어서다.
서산공원 공연장에서 바라본 마오타이진. 츠수이허 강변을 따라 마오타이주 제조공장이 줄지어 들어섰다. /사진=박정웅 기자
마오타이진 중심가에서 츠수이허를 건너면 서산(西山) 공원이 있다. 공원이기에 앞서 직벽의 아찔한 높이의 산이다. 잔도를 따라 정상에 올라갈 수 있으나 지난해 종합예술 공연장이 개장하면서 케이블카를 타고 편하게 오를 수 있게 됐다. 케이블카 총거리는 약 1㎞정도나 이동시간은 20분 걸린다. 현재 ‘천양’(天酿) 공연이 한창이다. 중국 술의 수도(주도·酒道)인 마오타이와 잇댄 스토리다.
귀선동 동굴벽에 낀 천연 효모. /사진=박정웅 기자
귀선동의 주충(酒蟲). 성분이 뛰어난 효모를 먹고 자란다는 이른바 '술벌레'다. /사진=박정웅 기자
서산공원 공연장에 오르면 츠수이허를 품은 마오타이진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마을 전체를 마오타이가 먹여 살린다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다. 마오타이 제조공장이 마을과 츠수이허 강변 전반에 펼쳐진다. 공장 거리는 7㎞ 이상이며 종사원 수는 2만명 이상 된다고 한다. 츠수이허는 중국 명주의 본향(本鄕)이다. 마오타이주를 비롯해 시주, 랑주, 동주, 루저우라오자오 등 이른바 중국의 10대 명주와 인연이 깊은 물줄기다. 심산유곡의 맑은 공기와 적당한 습도, 전통 제조법이 어우러진 결과다.
구이저우성 카르스트 절벽에 쓰인 미주하. 명주의 본향인 츠수이허의 또 다른 이름이다. /사진=박정웅 기자
귀선동 천연동굴 주창. /사진=박정웅 기자
츠수이허 바깥에서 가짜 마오타이가 판을 치다보니 ‘마오타이’ 이름 대신 자체만의 브랜드로 바이주를 생산하는 곳이 있다. 가령 런화이시의 귀선동주(龜仙洞酒)가 그것이다. 츠수이에서 마오타이진까지 이어진 협곡의 지방도에는 이곳이 왜 명주의 본고장인지를 체감할 수 있다. 웅장한 카르스트 협곡에 시주, 랑주, 마오타이주 등 대규모의 제조공장에 깜짝 놀란다. 비좁은 협곡을 이용한 제조장 규모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 츠수이허가 ‘미주하’(美酒河)가 된 이유다. <취재협조=뚱딴지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