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S2020. /사진=코나미
PES2020. /사진=코나미
국내 축구게임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오래 전부터 ‘위닝일레븐’과 ‘피파’에 대한 의견 대립이 있었다. 게임엔진의 발전으로 나날이 향상하는 퍼포먼스를 차치하더라도 콘텐츠가 주는 감성에 따라 ‘위닝파’와 ‘피파마니아’의 호불호가 이어졌다. 그러나 최근 발생한 ‘일본의 수출규제 파동’과 ‘유벤투스 사태’가 겹치면서 해당 대립은 종지부를 찍을 전망이다.
1일 온라인커뮤니티와 게임업계 등에 따르면 축구게임 ‘PES(위닝일레븐)2020’과 ‘FIFA(피파)20’에 대한 온도차가 극명해진 모습이다.

최근 일렉트로닉아츠(EA)는 약 10년 만에 피파20의 한글화 출시를 결정해 축구게임 마니아들의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PES 개발사 코나미 측이 유벤투스와 독점계약을 맺으면서 피파20에서는 해당 팀명, 유니폼 등을 사용할 수 없게 됐다. 국내 축구게임 마니아들에게는 다소 아쉬운 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인간만사 새옹지마라 했던가. 최근 유벤투스가 팀K리그와 친선전을 통해 국내 축구팬들을 기만한 후 여론은 피파20 쪽으로 급격히 돌아섰다. 한때 ‘우리형’으로 불렸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주최사가 제시한 ‘45분 출전’ 조항을 어긴 것도 모자라 국내 일정을 마친 뒤 건재하다는 듯 운동하는 모습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 빈축을 샀다.

여기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달부터 실시한 반도체·디스플레이 3대 소재 수출규제 강화와 ‘화이트리스트’ 배제 검토 소식까지 여론에 영향을 끼쳤다. 일본산 제품을 불매하는 ‘보이콧 재팬’ 운동도 한층 활기를 띠면서 PES2020에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에덴 아자르(왼쪽)와 반 데이크를 표지 모델로 선정한 피파20. /사진=피파20 트위터
에덴 아자르(왼쪽)와 반 데이크를 표지 모델로 선정한 피파20. /사진=피파20 트위터
반면 EA의 경우 지난해 성폭행 이슈가 불거진 호날두를 피파19 메인 표지모델에서 삭제한 이력이 재조명받으며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피파 IP로 만들어진 피파온라인4 역시 반사이익을 얻는 모습이다.
넥슨이 서비스하는 피파온라인4에서도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감지할 수 있었다. ‘날강두’(호날두가 날강도 짓을 했다는 데서 유래된 말)사태 후 호날두 카드(19TOTY 기준) 판매가가 7억BP까지 떨어졌기 때문. 관련 카드는 한때 11억BP를 호가하며 많은 인기를 받았지만 해당 사건 이후 많은 이들이 판매하며 시세가 폭락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보이콧 재팬과 호날두 사태로 인해 PES 불매운동 조짐도 감지되는 상황”이라며 “실제로 루리웹 등 온라인커뮤니티에서는 관련 게임을 불매하자는 의견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