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SG TV는 액토즈소프트의 e스포츠 자회사 VS게임이 운영하는 콘텐츠제작브랜드로 게임·e스포츠 방송을 제작하고 있다. <머니S>는 VS게임에서 VSG TV의 프로그램 제작을 총괄하는 안성국 책임프로듀서를 만나 방송 제작 노하우를 들어봤다. 다음은 안성국 PD와의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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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국 VS게임 책임프로듀서. /사진=채성오 기자 |
-2003년 온게임넷에서 방송 제작을 시작해 CJ, 곰티비스튜디오를 거쳐 VS게임에서 근무하고 있다. VS게임에서는 방송 제작, 이벤트 및 행사 등 사업총괄을 맡고 있다.
▲VSG TV의 사업영역은?
-VSG TV가 많이 알려지지 않다 보니 많이들 궁금하실 것 같다(웃음). 지금까지 게임대상은 방송국이 제작했는데 프로덕션에서 만든 것은 올해 VSG TV가 최초다. 행사 및 이벤트까지 포괄해서 진행하는 프로덕션사업이 주요 사업부문이다. VSG아레나라는 전용경기장 운영하면서 부가적으로 스튜디오 시설도 갖췄다. 4K 환경을 제공하는 방송시설이 있기 때문에 온라인 방송이나 케이블 프로그램도 제작한다.
▲자체 플랫폼사업 계획은?
-네이버, 유튜브, 아프리카TV, 트위치 등 거대 플랫폼이 건재한 상황에서 이제 뛰어들어 성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1차 목표는 호스트프로덕션으로서 제작 역량을 갖추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것이다. 사업이 잘 되면 플랫폼도 생각해보겠지만 기본을 다지는게 우선이라 생각한다.
▲협업 파트너 선정 기준이 있다면?
-추후 어떤 플랫폼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파트너와 일하는 부분은 업무성향에 맞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례로 현재 제작하는 ‘레전드 클럽: 희철이네 신동한 PC방’의 경우 유튜브 플랫폼을 활용한다. 고객사의 이해에 의해서 유튜브로 알리는게 좋겠다는 의견을 받아 선택했고 네이버TV에서도 콘텐츠 납품요청이 들어와서 1주일 홀드백(본 방송후 다른 채널에 공개하는 것을 보류하는 기간)을 걸고 서비스 된다. 어떤 파트너와 협업하는 지의 여부는 콘텐츠 속성에 맞춰 결정한다.
▲VSG TV만의 특장점이 있다면?
-e스포츠쪽에서 보면 종목, 게임사, 방송국 등 각 분야 메이저 업체가 주도하는 방송이 주를 이룬다. 저희는 타깃층의 눈높이를 중간(허리)층에 맞추려 한다. 중간층을 더 성장시켜 많은 종목과 콘텐츠가 배출되길 기대하고 있다. VSG TV는 콘텐츠 비즈니스사업에 있어 기존 매체보다 작은 규모로 접촉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시도가 계속돼야 발전도 생기기 때문에 중소업체와 상생하는 비즈니스모델을 지향한다.
▲액토즈소프트 외 타사 게임을 활용한 콘텐츠는?
-VSPN에서 제작을 총괄하고 VSG아레나를 활용해 블리자드의 코리아 스타크래프트리그(KSL) 시즌3도 진행한 적 있다. 그 이전에는 SBS-아프리카TV가 제작·주관하고 VS게임이 촬영환경을 지원해 케스파컵도 운영했다. 자체 제작으로는 섀도우버스 챔피언십(사이게임즈), R2(웹젠), 에오스 제작발표회 등 많은 콘텐츠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했다. 비중으로 보면 타사 콘텐츠가 더 클 만큼 기회의 측면에서 많이 열려 있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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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레전드 클럽: 희철이네 신동한 PC방 방송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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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레전드 클럽: 희철이네 신동한 PC방 방송캡처 |
-게임을 좋아한다고 알려진 슈퍼주니어 두 멤버와 PC방 콘셉트를 결합했다. 연예인이 PC방에서 어떻게 놀지 궁금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이 프로그램은 연예인을 통해 다양한 게임을 알리면서 이를 보는 시청자가 간접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현재 EA의 에이펙스 레전드로 시즌1을 기획중인데 다음 종목은 아직 정하지 않았다. 관심있는 분들이 연락주셨으면 한다(웃음).
▲김희철·신동을 선택한 배경은?
-업계에서 게임을 주제로 한 웹예능을 시도하는 사례가 많지 않았다. 저희도 본격적으로 프로덕션사업을 전개한지 오래되지 않았기에 안정적인 선택이 필요했다. 김희철과 신동은 게임을 워낙 좋아하고 방송에도 열정을 가지고 임한다. S급 출연자들의 열정과 프로덕션 환경이 주는 안정감이 더해져 시너지 효과를 낼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그 결과 조회수도 1주일에 15만이 나올만큼 성과를 냈다.
▲게임예능 '비긴어게임'과의 차이점은?
-비긴어게임과 희철이네 신동한 PC방은 프로그램의 성격이 다르다. 앞서 방송했던 비긴어게임이 포괄적 시청자를 대상으로 게임산업을 알리는 프로그램이었다면 희철이네 신동한 PC방의 경우 예능프로그램에 가깝게 재미 요소를 부각시킨 방송이다.
▲콘텐츠를 기획·제작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는?
-게임방송, e스포츠, 게임 소재 예능 등 분야에 따라 시청자의 선호도가 다르다. 예능을 선호하는 시청자가 있는 반면 드라마를 보며 즐거움을 느끼는 분도 많다. 시청자에게 얼마나 즐거움을 줄 수 있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게임·e스포츠 시청자에 대한 대중의 시선이 곱지 않다는 점이다. 관련 시청층을 부정적으로 바라봤던 분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
▲구상중인 콘텐츠 계획이 있다면?
-게임사가 원하는 것을 현실로 구현하고 싶다. 기존 콘텐츠 제작사업 부문을 보면 게임사가 원하는 방향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사례들이 있었다. 콘텐츠를 가장 잘 알고 유저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곳은 결국 게임사 아니겠나. 게임의 특징을 잘 살릴 수 있는 파트너와 함께 고민을 거듭하며 제작했으면 좋겠다. 기회가 된다면 게임사에 먼저 기획을 제안하고 함께 하자는 답변도 들어보고 싶다.
▲e스포츠 콘텐츠 제작 노하우와 애로사항이 있다면?
-피파온라인 리그를 맡아 관련 콘텐츠를 만들어야 했는데 오프사이드를 이해하지 못할 만큼 축구에 대해 문외한이었다. 조기축구하는 친구들을 찾아가 석달간 붙어다니며 오프사이드는 물론 각 프로축구 리그, 구단, 축구 룰을 습득했다. 콘텐츠를 제작하려면 시청자와 같은 눈높이로 쳐다봐야 한다. 그들과 같은 시야를 보려 하는데 노력하는 만큼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
관점의 차이를 어떻게 극복하는지 매번 고민해야 한다는 점은 애로사항이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해서 실행에 옮기다보면 마음에 들지 않거나 다른 관점을 제시하라는 주문을 받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빠르게 수정하고 최대한 많은 분들이 만족할 만한 결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과제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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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SG TV가 제작한 2019 대한민국 게임대상. /사진=VS게임 |
-16년째 콘텐츠를 제작하다보니 많은 에피소드가 떠오르는데 항상 기억에 남는 것은 가장 실패했다고 생각하는 콘텐츠다. 주변 배경상황에 맞물려 생각했던 기획을 고수하지 못한 경험이 있다. e스포츠 팬들이 원하는 것을 알았음에도 지키지 못했다. 어떻게 보면 프로듀서로의 역량이 부족했던 부분일텐데 지금 생각하면 아쉽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곰TV GSTL을 연출했던 것도 기억에 남는 이벤트중 하나다. 연출자로써 라스베이거스에서 연출을 해봤다는 점이 큰 감흥으로 남았다. 인생에 좋은 경험이 됐다.
▲앞으로의 계획은?
-단기적으로 자체 제작보다는 파트너와 함께 하는 프로젝트가 많다. 해당 파트너와 충분한 협의를 거쳐 다양한 콘텐츠 생산에 주력할 계획이다. 많은 콘텐츠를 확보한 후 오리지널콘텐츠를 제작하는 단계를 생각중이다. 레전드클럽은 브랜디드와 오리지널이 결합된 일종의 시험모델로 봐주시면 좋겠다.
길게 봤을 때는 국내 게임산업에 기여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 게임은 K-팝보다 규모가 크고 주요 기반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다만 단기간내 빠르게 성장하면서 역할에 비해 저평가됐다고 생각한다. VSG TV가 중간층을 탄탄하게 다져 그 시장을 키울 수 있는 프로덕션으로 자리잡는 것이 장기적인 목표다. 그 과정에서 산업에 기여해 부정적인 인식도 개선할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