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연예인의 반려견이 80대 노인을 물어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YTN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4일 경기도 광주시 소재 텃밭에서 나물 캐던 80대 여성 A씨가 이웃집 개 두 마리로부터 갑작스러운 공격을 받았으며 허벅지를 비롯해 양팔 등 세 군데를 물리는 중상을 입고 소방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A씨는 병원으로 옮겨진 뒤 상태 악화로 중환자실에 입원하기도 했지만 다행히 현재 호전돼 일반 병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동네 주민의 증언에 따르면 반려견 두 마리가 고라니가 산에서 뛰는 모습을 보고 흥분해서 울타리를 탈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반려견들은 몸무게 20㎏가 훌쩍 넘는 대형견으로 사고 당시 울타리 안에 있었기에 목줄과 입마개를 착용하지 않았다고 전해졌다.

유명 연예인의 반려견이 80대 노인을 물어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배우 김민교. /사진=채널A 방송캡처
유명 연예인의 반려견이 80대 노인을 물어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배우 김민교. /사진=채널A 방송캡처

김민교 반려견, 사고 직후 응급실 동행

해당 반려견의 견주는 배우 김민교로 알려졌다. 김민교는 과거 2017년 채널A 예능 ‘개밥주는 남자2’ 등에서 반려견 ‘코카’, ‘콜라’, ‘제로’ 등을 소개했다. 해당 방송에서 김씨는 반려견이 목줄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전문가의 도움을 받은 바 있다.

김민교는 지난 1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죄송합니다”며 사과부터 했다. “지난 4일 제 반려견들이 이웃집 할머니께 피해를 입히는 사고가 발생했다”면서 “이 사실을 알게 된 아내가 바로 할머니를 모시고 응급실에 동행했고, 이후 촬영이 끝난 후 소식을 들은 저도 바로 응급실로 찾아가 가족분들을 뵈었다. 평소에도 저희 부부를 아껴주었던 할머니 가족분들께서 오히려 저희를 염려해주셨고 더욱 죄송했다”고 했다.
또 “할머니께서는 현재 병원에서 상처들에 대한 입원 치료를 진행 중이시며 그럼에도 견주로서 저의 책임은 당연하다고 생각된다”면서 “다시는 이러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사고를 일으킨 개들에 대해서는 향후 교육이나 위탁, 그 이상 필요한 조치에 대해 전문가와 상의하고 있는 중이다. 또 할머니의 치료가 모두 완료될 때까지 책임감을 가지고 함께하겠다. 앞으로는 견주로서 더욱 철저한 반려견 교육과 관리를 통해 위와 같은 사고가 생기지 않도록 주의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연예인의 반려견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김민교뿐 아니라 과거 최시원, 박유천 등도 반려견의 목줄 미착용으로 논란이 된 바 있다. 

사진은 최시원과 반려견. /사진=최시원 인스타그램
사진은 최시원과 반려견. /사진=최시원 인스타그램

최시원 반려견 사고→한일관 대표 사망

2017년 9월 유명 한식당 한일관 대표 김모씨가 최시원의 반려견 프렌치불독에 물린 후 패혈증으로 사흘 만에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현장에는 최시원의 아버지가 함께 있었으며 반려견이 목줄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나며 논란이 일었다.
최시원은 당시 자신의 SNS를 통해 "고인과 유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애도의 뜻을 전한다. 항상 철저한 관리를 했어야 하는데 부주의로 엄청난 일이 일어나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사과했다.


뿐만 아니라 최시원의 여동생은 벅시(최시원 반려견 프렌치 불독)를 1인칭 시점으로 해 운영한 SNS 계정에 "제(벅시)가 사람을 물기 때문에 주 1회 1시간씩 교육받아요"라고 올린 글도 인터넷으로 확산되며 논란이 일었다. 

이미 견주가 반려견의 공격성을 알았음에도 기본적으로 부주한 행동을 해온 것은 여론의 비난을 피하기 어려웠다. 더불어 최시원의 여동생 SNS에는 사고가 일어난 뒤인 지난 3일 벅시의 생일을 축하하는 사진이 게재돼 비난이 더욱 거세졌다. 

사진은 박유천과 반려견. /사진=MBN 방송캡처
사진은 박유천과 반려견. /사진=MBN 방송캡처

박유천 반려견 피해자, 치료비만 3억?

박유천의 지인 A씨는 2011년 박유천의 자택을 방문했다가 그의 반려견에 눈 주위를 물려 심각한 후유증으로 고통받고 있다며 박유천을 과실치상 혐의로 강남경찰서에 고소했다. A씨는 당시 박유천의 기획사 매니저와 친분이 있었고, 박유천의 어머니가 사과해 고소하지 않았으나 눈 주위 흉터를 제고하고자 지속적인 치료를 받는 등 후유증이 계속되자 법적 절차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A씨의 주장에 박유천의 소속사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측은 "7년 전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면 그때 문제가 됐을 것"이라며 "우리는 치료비 부담과 병원 사과까지 하고 정리가 됐다고 알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 12억원을 배상하라는 내용증명을 받았다. 7년간 치료받은 내용과 연락이 안된 경위 등을 파악하지 못해 사실 관계 후 원만히 해결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래픽=뉴스1
/그래픽=뉴스1

매해 증가하는 개물림 사고, 대책은?

한국소비자원의 통계에 따르면 개 물림 사고로 인한 신고 접수는 2016년 1019건, 2017년 1046건, 2018년 1962건으로 점점 늘고 있는 추세다. 개·고양이 등 반려 동물 관리에 대한 대책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다. 정부도 이에 맞춰 반려견과 외출할 경우 목줄 착용을 의무화하고 맹견에 대해서는 입마개 착용을 의무화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사고는 쉽게 줄지 않는 모양새다.
이렇다 보니 정부는 반려견 관리 의무를 강화하는 내용의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가결했다. 지난해 3월 개정된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견주는 반려견 안전관리 위반으로 사람을 숨지게 했을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다치게 했을 때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실제로 2019년 3월부터 실시된 동물보호법 개정안에 따르면 3개월 이상 된 맹견을 동반하고 외출할 때 목줄과 입마개 등의 안전장치를 반드시 착용하도록 해야 한다. 법에서 지칭하는 맹견은 도사견, 아메리칸 핏불테리어, 아메리칸 스테퍼드셔 테리어, 스테퍼드셔 불 테리어, 로트와일러와 그 잡종이다.

강형욱 훈련사는 맹견 5종의 입마개 착용 의무화에 대해 "반려인들에게 입마개를 할 수 있는 선택권이 주어졌다. 내 반려견이 혹시나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나 다른 반려견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스스로 입마개를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또 괜찮다면 입마개를 풀 수 있는 권리도 있다"라며 "내 반려견이 어디까지는 괜찮고 어디에 힘들어하는지를 잘 파악해서 이 권리를 썼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김민교의 반려견 사고를 두고 누리꾼들은 두 가지 반응으로 엇갈리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대형견이기 때문에 목줄과 입마개를 착용했어야 하는데 왜 목줄과 입마개를 착용하지 않았느냐"고 주장하는 누리꾼과 "집안에 울타리가 쳐져 있는 상태에서 왜 목줄과 입마개를 채우느냐"고 주장하는 누리꾼들의 입장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