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업계, 대기업 진출 꺼리는 진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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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기업이 중고차 시장 진출을 선언하면서 중고차업계의 반발이 거세다. 대기업이 소상공인을 죽인다는 것이 이유다. 소비자들은 생각을 달리한다. 혼탁한 시장이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
7월14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평가장에서 진행된 ‘중고차판매업 소상공인단체 간담회’에서 임영빈 한국중고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부회장은 혼탁한 중고차 시장의 실정을 인정했다. 임 부회장은 “정식 허가를 받지 않은 소수 업자의 행위가 이어지고 연합회도 이를 단속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정화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중고차 시장은 2013년 대기업 진출을 막는 중소기업 적합업종에 지정되며 영세업체의 놀이터가 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중고차 판매업을 하는 민간업체는 2016년 5829개에서 2018년 6361개로 9.1% 증가했다. 영세기업 난립은 중고차 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양산했고 이는 소비자 피해로 이어졌다.
최근 완성차업체가 중고차 시장 진출을 선언하면서 기존 업체는 일대 혼란에 빠졌다. 대기업의 진출로 중고차 시장의 투명성 확보와 소비자 편익이 높아질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지만 중고차업계는 거세게 반발한다. 중고차업계는 무엇이 두려운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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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중고차 시장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은 상당하다. 응답자의 70% 이상을 중고차 시장이 불투명하다고 말한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
◆동일 매물이 여러 사이트에… 소비자 우롱하는 중고차 업자들
소비자는 통상 취득세와 채권 구입비 등의 이전비용과 함께 자동차보험 가입비 정도만 고려하는데 알선 딜러는 매매알선 수수료를 요구한다. 보통 차 가격의 2.2% 내에서 결정되지만 실제 청구금액은 딜러마다 다를 수 있다. 알선 수수료는 자동차관리법에서 명시한 중개 판매자의 정당한 권리행사다. 하지만 직접 소유한 차라며 알선수수료를 받는 경우엔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미 중고차 소유권을 이전받은 딜러 혹은 법인은 자기 소유 차종을 판매하는 것이어서 ‘알선’ 행위가 없음에도 관행적으로 수수료를 요구한다. 사정을 모르고 딜러의 요구에 순순히 응하는 소비자만 ‘봉’이 되는 것이다.
카르텔을 이룬 거대 중고차 매매상이 오픈 플랫폼 정보의 상당 부분을 장악하고 있어 호객성 정보가 난립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동화엠파크, KB차차차 등 거래 플랫폼이자 장소 임대사업자는 허위매물 양성소라는 오명 속에도 딜러나 입점업체를 제재하지 못한다. 이들이 내는 매장 임대료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고차 거래 플랫폼은 매도 비용과 알선 수수료에 관여하지 않는다. 구매자에게 경우에 따라 매도 비용, 알선 수수료가 발생할 수 있음을 고지하는 정도의 소극적 조치만 취한다.
입점한 중고차 판매업자는 수수료 기반의 수익구조를 갖췄기에 소비자에게 허위매물과 허위정보를 퍼뜨리려는 유혹을 뿌리치기가 어렵다. 한 중고차플랫폼 관계자는 “중개 수수료는 최대치로 고지된 게 있지만 실제론 잘 지켜지지 않음에도 딜러들을 단속할 권한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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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2소비자상담센터에 따르면 중고차 매매 관련 불만건수는 매년 1만건 이상 집계된다. 허위매물, 허위정보로 인한 피해가 심각한 수준임을 보여준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
◆중고차 관리 능력 상실한 연합회
중고차업체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는 점도 문제다. 개인 혹은 중고차매매법인 소속 딜러는 일정의 등록비만 내면 거래 플랫폼에 ‘진단’이나 ‘보증’을 받지 않고도 중고차 매물을 올릴 수 있다. 물량 제한도 없다. 딜러나 개인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허위매물을 등록할 수 있다는 의미다. 중고차 매매에 있어 필수적인 성능기록부나 보험 이력도 기재되지 않은 경우가 부지기수다. 사정을 잘 모르는 일반 소비자라면 언제든지 허위매물의 함정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난립한 중고차 업체를 운영·관리하는 주체도 제각각으로 전국중고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와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등 둘로 나뉘어 있다. 두 연합회는 중고차 매물 현황을 실시간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조차 구축하지 못한 채 주기적으로 보고하는 ‘월간 매물 동향’에만 의존하고 있다.
1972년 전국중고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가 결성됐으나 이권다툼이 발생하며 2005년 두 곳으로 쪼개졌다. 전국중고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에는 10개 조합이,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에는 17개 조합이 각각 소속됐다. 정부가 중고차를 관리할 수 있는 법은 ‘자동차 관리법’으로 통합됐지만 정작 중고차 업계는 각자의 영역에서 사업을 영위한 셈이다.
그만큼 시장과 법·제도의 불일치가 생기며 여기서 발생하는 허점을 이용하는 업체들이 늘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관계자는 “2000년대 초반 소규모 단체 설립이 쉬워지며 중고차 연합회가 추가 설립됐고 당시 고위 임원들은 사사건건 의견이 달랐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완성차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점차 현실화되자 중고차 업계는 그동안의 행위에 대해선 반성이나 사과 없이 무작정 반대만 한다. 전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관계자는 “완성차 제조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허용할 경우 소수 대기업 위주 독과점 시장이 형성되고 그 과정에서 각종 불공정 거래행위가 자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완성차업체 한 관계자는 “대기업이 참여해 투명한 시스템을 만드는 동시에 믿고 살 수 있는 인증 중고차에 대한 요구를 충족시켜준다면 시장 규모가 더욱 커지고 소비자도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중고차 시장 수질 관리 나서는 완성차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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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업계에선 중고차 시장의 가장 큰 문제로 구매자와 판매자 사이의 정보 격차가 큰 불공정한 구조를 꼽는다. 사진은 서울의 한 중고차시장. /사진=박찬규 기자 |
국내 완성차업체의 시장 진출이 급물살을 타면서 중고차업계가 발칵 뒤집혔다. 완성차업체의 시장 진입을 온몸으로 막고 있지만 이미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은 지났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허위매물과 사기가 넘쳐나고 무서운 시장으로 만든 주범인 기존 중고차업계가 ‘제 밥그릇’만 챙기려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동차업계에선 중고차 시장의 가장 큰 문제로 구매자와 판매자 사이의 정보 격차가 큰 불공정한 구조를 꼽는다. 신차를 구입할 때는 다양한 제품을 두고 제원과 가격을 비교하며 최종 결정을 내린다. 하지만 중고차는 어딘가 막막하다. 제대로 된 통계조차 구하기 어렵다. 판매업자가 제공하는 정보도 제한적인 데다 그 내용도 신뢰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이유로 그동안 완성차업체를 맹렬히 비난하던 누리꾼조차도 중고차업계만큼은 대기업 진출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하이에나 판치는 중고차 시장
중고차 시장은 2013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서 대기업 진출이 막혔다. 통계청에 따르면 자동차 판매업으로 등록된 업체 수는 2013년 5288개에서 2018년 6361개로 20.3% 늘어난 데 비해 매출은 같은 기간 5조2063억원에서 12조4216억원으로 138.6%나 급증했다. 중고차업계에선 연관 종사자를 약 30만명으로 주장하지만 정작 통계청에 등록된 해당 업체 종사자 수는 약 3만여명에 그친다. 소수가 큰 이익을 남기는 구조인 셈이다.
중고차 시장은 연간 거래대수를 비롯해 정확한 업계 종사자 수 등 시장 규모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 전국의 중고차 관련 전산망이 하나로 통합되지 않은 데다 각 지역 조합에서 보고하는 내용을 취합해 공유할 뿐이다. 국토교통부가 집계하는 자료는 등록 대수로 파는 것과 사는 것 모두 중고차 거래실적에 포함된다. 관련 시장의 실태조사를 맡은 동반성장위원회와 해당 내용을 보고받은 중소벤처기업부조차도 정확한 시장 현황 언급을 꺼린다. 중기부 관계자는 “그동안 중고차 시장이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분류된 탓에 관련 통계와 자료가 명확하지 않은 부분을 인지하고 있다”며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계속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해 11월 발표한 중고차시장에 대한 소비자 인식 조사에서는 전체 응답자 1000명 가운데 76.4%가 시장 구조에 대해 ‘불투명하다’고 답했다. 이처럼 매입부터 판매까지 중고차 유통과정은 ‘깜깜이’ 구조를 벗어나지 못했고 관련 시장은 정화되기는커녕 더욱 혼탁해졌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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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업계의 구분 /그래픽=김은옥 기자 |
결국 지난해 11월 동반성장위원회는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이 만료된 ‘중고차 판매업’을 두고 생계형 적합업종 추천 여부를 논의했지만 최종적으로 ‘부적합’ 결정을 내렸다. 동반위 관계자는 “다양한 부분을 검토했으나 산업적으로나 소비자 측면으로나 생계형 업종 지정에 부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려 중소벤처기업부에 의견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함께 논의된 생계형 중 대표적인 업종은 꽃집이나 자판기업종 등이다.
완성차업체의 진출을 두고 중고차 시장이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른 건 7월2일부터다. 중소벤처기업부 주관으로 양대 중고차 협회와 자동차산업협회, 수입자동차협회 등이 참석한 업계 간담회에서 자동차산업협회 측은 완성차 업체의 중고차 판매업 진입을 허용해 줄 것을 요청했다. 현재 중고차 시장의 가장 큰 문제가 ‘낮은 신뢰성’인 만큼 소비자들도 이를 적극 환영하는 분위기다.
◆기득권 싸움 본격화
완성차업체의 중고차 시장 진출 선언으로 본격적인 싸움이 시작됐다. 완성차업계는 중고차 시장이 새로운 수익원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반면 기존 중고차업계는 ‘밥그릇’을 빼앗긴다며 저항한다. 완성차업계의 입장을 대변하는 자동차산업협회가 나선 것과 수입차업체의 인증중고차사업에 대해 형평성 문제를 제기한 것도 시장 진출을 위한 포석이란 분석이다. 지난해 BMW는 1만18대, 벤츠는 6450대의 인증 중고차를 각각 팔았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면)정비와 부품판매 측면에서도 수익이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무엇보다 소비자가 전시장을 찾을 이유가 늘어나는 것이어서 시장 진출을 반길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중고차업계가 완성차업계의 시장 진출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매물 독식’ 우려 때문이다. 한 중고차 딜러는 “완성차업체는 시세보다 비싸게 매입하며 매물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것이 뻔하다”며 “자본력을 앞세워 시장을 교란하는 행위는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중고차 시장 내 국산차 비중은 90%에 달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산차업계가 매물로 나올 중고차 물량을 되팔기 위해 대거 매입할 경우 기존 중고차업계는 팔 차가 없어지고 생존을 위협받는다는 논리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업계는 일선 영업점에서 자동차 판매와 매입을 함께 진행할 수 있다”며 “타던 차를 내놓고 매장에 전시된 중고차를 바로 가져가는 방식도 충분히 가능함에도 기존 중고차업계에선 이런 상황을 가장 우려한다”고 말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완성차업체의 중고차 쿼터제 도입을 예상한다. 매입 물량의 수를 정하고 순차적으로 늘리는 식이다. 완성차업체 관계자는 “기존에도 시장 잠식을 우려해 판매대수를 제한하며 관련업계와의 상생을 유도한 적이 있다”며 “이번엔 쟁점이 되는 중고차 매물에 대한 대수 제한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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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업체는 수입차업체의 인증중고차를 눈 여겨 본다. 사진은 BMW 부산 BPS 전시장 /사진제공=BMW |
◆상생 가능할까… 시장 정화는 필요
갈등 해결의 열쇠를 쥔 정부는 일단 업계 스스로 답을 찾을 때까지 지켜본다는 입장이어서 논쟁이 더 길어질 수도 있다. 현재 중기부는 동반위의 실태조사 보고를 받고 관련업계와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중기부 관계자는 “업계 내에서 갈등이 있다 보니 의견 차이를 줄이고 상생 논의를 위해 간담회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며 “자율적으로 양측의 상생협약이 체결되는 방향이 가장 좋지만 그렇지 못하면 심의위원회를 열어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중기부는 갈등요소가 적지 않은 만큼 심의위원회 날짜를 확정하지 않고 문제 해결에 나설 계획이다.
자동차업계에선 중고차 시장이 성숙하려면 일정 부분 진통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좋은 제품을 조금이라도 더 저렴하게 사려는 게 소비자의 일반적 모습”이라며 “하지만 중고차는 웃돈까지 얹어주며 인증된 매물을 사는 행동을 보이는 건 그만큼 시장이 혼탁하다는 것을 입증한다”고 꼬집었다.
기존 시장이 투명하지 않기에 ‘수질 관리’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양인수 마이마부 대표는 “현재 이 시장엔 숨겨진 부분이 상당히 많은데 이를 투명하게 만들어야 소비자 피해가 줄어든다”며 “완성차업체의 진출은 시장에 긴장을 가져오고 경쟁하며 성숙할 것”이라고 평했다.
'중고차 파는 누나'의 성공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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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은 중고차 시장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다. 허위매물, 사기 등이 판치기 때문이다. 물론 건전한 중고차 시장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도 있다. 사진은 차 파는 누나 오영아 대표. /사진=오영아 대표 |
#. 대학생 홍모씨(남·27)는 지난달 주행거리 6만㎞가 넘은 2015년식 미니 쿠퍼를 1500만원에 매입했다. 차량 구입을 위해 학교 선배 가족인 중고차 딜러와 동행했다. 그는 “서울에서 수원까지 찾아갔는데 자동차를 잘 아는 분과 함께 가서 시승을 비롯해 더 자세히 살펴볼 수 있었다”고 했다.
완성차업체들의 진출 여부를 놓고 국내 중고자동차 시장이 어수선하다. 기존 업자들은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며 ‘결사반대’를 외친다. 하지만 정작 소비자들은 대기업 진출로 허위매물 근절과 서비스 개선 등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그만큼 현재의 중고차 시장에 대한 불신이 크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건전한 중고차 시장을 만드는 사람들
물론 중고차에 대한 편견을 깨고 건전한 시장 만들기에 앞장서 주목받는 이들도 있다. ‘차 파는 누나’의 오영아 대표도 그들 중 한 명이다. 그의 이력은 화려하다.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 등 다양한 방송 매체에서 중고차에 대한 노하우를 전파하며 인식 개선에 앞장서 왔다. 2016년엔 신한은행 마이카 대출 실적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대다수 중고차업체는 개인 딜러들로 운영돼 하나의 중고차 상사에서 각자 경쟁하는 구도다. 하지만 ‘차 파는 누나’는 다르다. 상담-판매-매입-세무-차 관리 등 분야별로 업무를 세분화해 운영한다. 판매 전에 담당 직원이 미리 내·외관과 옵션 등에 문제가 있는지 점검하는 절차도 필수다. 소비자가 시승을 원할 때는 지역별 협업관계를 구축한 정비소를 방문해 차 상태를 점검하고 소모품 주기도 확인해준다. 구매 전 정비 과정에서 문제가 발견되면 다른 매물을 다시 물색한다.
오 대표는 차를 팔기 전 기계적 결함 여부도 반드시 확인한다. 과거 출고된 차에서 문제가 발견된 것이 계기다. 그는 “당시 여러 매물을 비교한 다음 차를 소개했는데 출고 후 하부 누유가 있다는 연락을 받은 경험이 있다”며 “이후에는 차 출고 시 반드시 정비소를 찾아가 세부점검을 거쳐 출고하도록 필수사항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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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시장에서 주목받는 스타트업이 있다. 동행 서비스로 소비자가 원하는 최적의 차를 찾아주는 마이마부. 양인수 마이마부 대표는 "차는 집 다음으로 큰 자산"이라며 구매 시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진=장동규 기자 |
마이마부의 동행 서비스는 누적 건수 1만3000건, 연간 6000건쯤 의뢰가 들어올 만큼 관심이 높다. 양 대표는 “고객은 더 많은 정보를 얻기 원한다”며 “구매자와 판매자 간 정보의 비대칭성이 크기 때문에 우리는 구매자 입장에서 그 격차를 해소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중고차 구매, 어렵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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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구매 시 사고 유무를 확인할 수 있는 팁은 뭐가 있을까. 용접 흔적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왼쪽부터)무사고 스폿 용접, 수리 흔적이 있는 스폿 용접. /사진=오영아 대표 |
오 대표는 “외판인 패널은 주로 볼트와 연결돼 있고 프레임은 용접으로 접합돼 이 부분만 확인해도 쉽게 사고차를 구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웨더 스트립(고무 패킹)을 손으로 당겨보면 안쪽에 용접 자국이 있는데 주로 A, B, C 필러와 리어 패널 등을 통해 확인한다. 용접은 기계로 작업이 이뤄지기 때문에 일정하다. 다만 사고 발생으로 인한 정비 시 용접 부위에 일정하지 않거나 녹이 있는 경우가 있어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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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구매 시 사고 유무를 확인하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 볼트를 유심히 보면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다. (왼쪽부터)볼트 무사고, 볼트 수리 흔적. /사진=오영아 대표 |
볼트 주변의 페인트 상태를 확인하는 것도 방법이다. 부품 교체를 위해 볼트를 풀면 마찰 등으로 인해 주변 페인트가 벗겨지는 현상이 발생하는데 트렁크, 도어, 펜더 등을 유심히 살펴보면 된다. 다른 매물보다 가격이 현저히 낮다면 침수차가 아닌지 의심을 해보는 것도 중요하다. 침수차의 경우 엔진 등에 물이 유입돼 주행 중 안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중고차 매물은 딜러가 판매 전 세차를 하기 때문에 겉은 멀쩡해 보이지만 속은 다를 수 있다. 오 대표는 “물에 잠긴 흔적은 어딘가 반드시 남는다”고 강조했다.
오 대표가 딜러의 관점에서 해법을 제시했다면 마이마부는 기술자의 입장에서 중고차 구매 팁을 전했다. 마이마부 이재길 팀장은 “소비자가 한눈에 알 수 있는 법은 없다”며 “오히려 기존에 잘 알려진 중고차 구매 팁인 볼트, 몰딩 확인 등은 분쟁의 소지를 낳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몰딩 등을 확인할 때 차에 손상이 가면 딜러가 오히려 손해배상을 요구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며 “판매를 앞둔 상품에 함부로 손을 대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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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생활의 달인에 나온 ‘마이마부’ 이재길 팀장. 그는 시장에 갔다고 무조건 차를 사겠다는 생각을 버리라고 말한다. /사진=장동규 기자 |
이 팀장은 차는 ‘재산’이기 때문에 꼭 시험운전을 하라고 권했다. 이 팀장은 “노면이 울퉁불퉁한 도로를 천천히 주행하면서 핸들 흔들림 여부, 브레이크 답력, 기어 변속 여부 등을 확인해 내가 운전할 때 편한 차인지 따져봐야 한다”며 “시간을 내 중고차 시장에 왔으니 바로 차를 사야 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