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스타벅스 매장. 한 고객이 주문을 하고 있다/사진=김설아 기자
서울의 한 스타벅스 매장. 한 고객이 주문을 하고 있다/사진=김설아 기자
“QR코드 찍고 입장해주세요.”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작된 30일. 주말이면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붐비던 서울 강서구의 한 스타벅스 매장은 평소와 달리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매장 앞에서 스마트폰을 통해 QR코드 등록을 하고 있는 몇몇 대기 손님과 주문한 음료를 기다리는 손님 1~2명 정도만 눈에 띄었다.


출입문 앞에선 스타벅스 직원이 “QR코드를 찍어야 입장이 가능하다”는 점과 “테이크아웃만 가능하다”는 점을 반복해서 설명하고 있었다.

한 고객이 “바로 주문만해서 나갈 건데 꼭 QR코드를 찍어야 하냐”고 되묻자, 이 직원은 “QR코드를 찍지 않고는 주문이 불가하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포장만 가능했지만 몇몇 직원들은 바쁘게 움직였다. 케이크류는 거의 다 소진 돼 주문할 수 있는 종류가 1~2가지 뿐이었다. 한 직원은 “매장 취식이 불가해도 커피는 꼭 마셔야 한다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주문이 계속해서 들어오고 있다”며 “사이렌오더 주문이 특히 늘었다”고 말했다.


사이렌 오더는 스타벅스 앱을 통한 비대면 주문 시스템이다. 매장에 가는 길에 미리 주문해 도착하자마자 음료를 받을 수 있다는 편리함이 있어 이용자가 급증하는 추세였는데, 2.5단계가 시행된 첫날 더 많아졌다는 게 이 직원의 설명이다. 직원과 말을 나누는 순간에도 사이렌오더 주문이 반복해서 들어오고 있었다.

고객들은 불편하지만 매일 마시던 커피를 안 마실 수 없어 카페를 찾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사이렌오더를 통해 주문했다는 한 고객은 “안 그래도 코로나19로 갈 곳이 없어 우울한데 커피까지 못 마시면 못 견딜 것 같아 나왔다”며 “방역수칙을 준수하면서 커피숍에서 친구들을 만나고 커피를 마시는 게 유일한 낙이었는데 이 상황이 언제 끝이 날지 답답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내부에 머무를 수 없어 발길을 돌리는 고객도 있었다. 또 다른 고객은 “카페에서 노트북으로 업무를 보기 위해 왔는데 아예 테이크아웃만 가능한 것까지는 몰랐다”며 “찾아보니 빵집 카페나 개인 카페는 가능하다고 해서 근처 다른 곳으로 이동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감염 위험이 높은 시설과 장소에 대해 2.5단계급 조치를 도입했다. 젊은층이 많이 모이는 스타벅스와 투썸플레으 등 수도권의 프랜차이즈형 커피전문점에서는 포장과 배달만 주문만 가능하고, 음식점과 제과점은 밤 9시 이후 야간 영업이 제한된다. 다만 개인이 운영하는 소규모 카페는 예외다. 이번 조치는 다음달 6일 밤 12시까지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