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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윤슬빈 기자 = 2018년 출간돼 영국 아마존에서 일 년 넘게 종합 베스트셀러 10위권을 지킨 '아우슈비츠의 문신가'의 후속작이다.
'아우슈비츠의 문신가'는 살아남기 위해 자기 민족의 팔뚝에 날마다 문신을 새겨야 했던 유대인 남성 랄레가 기타라는 여성을 만나 죽음의 수용소에서 사랑을 꽃피운 대서사로 실화를 바탕으로 쓰인 소설이라는 점에서 전 세계 곳곳에서 화제를 모았다.
'실카의 여행'은 전작에서 랄레의 실제 이야기에 등장했던 소녀 세실리아 클라인(실카)의 아우슈비츠 이후 이야기다. 기타의 절친한 친구였던 실카는 수용소 시절, 랄레가 위험한 지경에 빠졌을 때 자신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하던 독일인 장교에게 친구의 연인인 랄레를 구해달라고 부탁한다.
독일이 패전한 뒤 작품의 결말에, 랄레와 기타는 민간인으로 돌아가 부부로 함께하게 됐지만, 정작 실카는 '나치의 공모자'라는 혐의로 15년 노역형을 선고받고 시베리아의 수용소로 이송된다.
저자는 전작 출간 이후, 실카가 아우슈비츠를 떠나 어떻게 되었냐는 독자들의 질문이 쇄도하자 그녀의 이야기를 알리고 그녀를 기리기로 결심하고 실카의 삶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저자가 취재와 조사를 기반으로 문학적으로 되살려낸 주인공 실카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북극권 한계선 안의 시베리아 수용소라는 '추위와 굶주림과 과로'의 '하얀 지옥'(오언 매슈스의 후기)을 용기와 연민과 우정의 힘으로 살아내는 여성으로 등장한다.
열여섯의 어린 나이에 고향을 떠나 아우슈비츠로, 시베리아로 끝나지 않는 여정에 올라야 했던 한 여성이 가혹한 죽음의 공간에서 마침내 삶을 긍정하게 되는 파란만장한 대장정은 세상의 모든 생존자, 그리고 전쟁피해 여성의 이야기로서 읽는 이의 마음을 파고든다.
◇ 실카의 여행 / 헤더 모리스 지음 / 김은영 옮김 / 북로드 펴냄 / 1만5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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