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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의 핵시설을 전격 공습하면서 중동 지역의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고 있다. 이란은 즉각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검토하는 등 강력한 맞대응을 예고했고 중동 내 미군 기지를 겨냥한 보복 공격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중동 시장을 염두한 한국 IT업계들은 중동발 리스크 확산 조짐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사업 거점이 이란과는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지만 현지 정세의 불확실성이 가중되면 부정적 여파가 미칠 수 있어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2일 미국이 이란의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 등 3곳의 핵시설을 타격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서 "포르도와 나탄즈, 이스파한 등 이란의 3개 핵 시설에 대한 매우 성공적인 공격을 완료했다"고 했다.
이에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23일(현지시각)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시오니스트 적(이스라엘을 지칭)이 심각한 실수를 저지르고 엄청난 범죄를 자행했다"며 "응징당해야 한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세계 주요 원유 수송로이자 '병목 지점'인 호르무즈 해협까지 봉쇄할 것이란 분석까지 나온다.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현지 공략에 나선 국내 IT기업들도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 네이버는 최근 몇 년간 중동 시장 진출을 가속화했다. 최근엔 사우디아라비아 메카·메디나·제다 등 3개 도시를 디지털 트윈 플랫폼으로 구축했는데 2023년 10월 해당 사업을 따내고 작년 7월 사업에 착수한 지 1년 만이다. 올해 초엔 중동 지역 총괄거점인 '네이버 아라비아'를 세우고 디지털트윈, 소버린AI 개발 등 현지 공략을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중동 지역의 불안은 게임 및 블록체인 업계에도 고민거리다. 넥슨, 네오위즈, 위메이드를 비롯한 국내 게임기업들은 일찍부터 UAE(아랍에미리트)에 현지 지사를 두고 블록체인 기반 게임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네오위즈의 경우 UAE 아부다비가 헤드쿼터로서 블록체인 사업을 총괄할 만큼 중요한 지역이다.
이스라엘과 이란 분쟁에 미국까지 가세하면서 이러한 군사적 긴장이 향후 사업 전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다만 이란과 직접적으로 사업이 연계된 것이 아닌 만큼 여파는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미국이 나선 상황에서 이란이 얼마나 버틸지 미지수라는 시각이 많다. 특히 네이버의 경우 전후 재건사업과 관련해 기대감이 모아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디지털 기술로 관련 분야에서 다른 기업보다 발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다. 블록체인 게임사들 역시 현재 이스라엘과 이란의 갈등이 직접적으로 타격을 주진 못한다고 본다.
해당 기업들은 사태를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IT업계 관계자는 "전쟁 위험으로 항상 이를 주시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아직까진 큰 영향을 주진 못하고 있다"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같은 리스크가 없어 사업 추진에 어려움은 상대적으로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