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서거 12주기, 봉하마을 풍경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2주기 추도식에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감사인사를 전하고 있다./사진=노무현재단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12주기 추도식이 23일 김해 봉하마을 대통령 묘역에서 진행됐다.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진행된 이번 추도식은 사전에 초대받은 70여명만 참석해 동선을 최소화했다. 

추도식 행사에는 권양숙 여사, 사위 곽상언 변호사 등 유가족과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윤호중 원내대표, 국민의힘 김기현 당대표권한대행, 정의당 여영국 대표,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 등 정치계 주요 인사들이 자리했다.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김부겸 국무총리, 김경수 경남도지사, 송철호 울산광역시장, 허태정 대전광역시장과 양승조 충남도지사, 김영록 전남도지사, 허성곤 김해시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이해찬 전 총리,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 민홍철(경남 김해갑), 김정호(경남 김해을)의원과 김두관(경남 양산을)의원도 자리를 함께했다.

유시민 이사장은 추모사에서 “열두 번째 봄을 맞은 오늘까지 대통령님의 빈자리는 온전하게 채워지지 않았다”면서 “그분의 꿈을 다 이루려면 더 긴 시간과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열세 번째 봄은 시민들과 함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역사에서 무엇을 배웠으며 어떤 미래를 꿈꾸고 있는가?’ 지금 여러분의 생각과 실천이 내일의 역사”라고 마무리했다.


추도식에 참석한 범여권 인사들은 추도식 이후에도 쉽게 자리를 뜨지 못하고 봉하마을을 찾은 추모객에게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 곳곳에서 포착되기도 했다.

지난 1일부터 23일간 진행된 릴레이 국토대장정 길에 올랐던 최종 주자들이 봉하마을에 도착하고 있다./사진=박비주안 기자

이날 오후 3시경에는 노란 옷을 맞춰 입은 국토대장정팀이 입장했다. 지난 1일부터 23일까지 진행된 이번 국토대장정은 서울 광화문에서 출발해 추도식 일정에 맞춰 경남 김해 봉하마을로 향하는 일정이었다. 올해로 5회째 진행된 대장정은 노무현재단 후원회원들의 주된 참여로 권역별로 나누어 릴레이 형태로 진행했다. 이들은 묘역 참배를 마지막 일정으로 23일 간의 긴 여정을 마무리하며 해단식을 가지고 서로를 격려했다.

대통령 묘역 주변을 채운 각계각층의 조화 속에서 고 신해철 유족의 조화가 눈에 들어온다./사진=박비주안 기자

대통령 묘역 주변으로 각계각층에서 보낸 조화가 세워진 가운데, 고 신해철 유족이 보낸 조화가 특히 눈길을 끌었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주최측에서는 방역에 한층 신경 쓴 모습이었다. 봉하마을 구석구석에는 손 세정제가 비치되었고, 묘역에 참배를 위해서는 반드시 ‘코로나 안심콜’을 통한 방문자 등록을 완료하고 발열 체크에 이상이 없는 추모객들만이 묘역에 입장할 수 있게 했다.

이번 대통령 서거 12주기 추도식은 노무현재단 SNS를 통해 생중계로 진행되는 동안 일반 추모객들의 입장을 전면 통제했음에도 불구하고 전국 각지에서 추모객들이 봉하마을을 찾았다.


경북 경주에서 방문했다는 박모씨는 “코로나19라는 엄중한 시기 속에서도 너럭바위에 국화꽃 한 송이를 놓고 싶어 봉하로 향했다”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그를 향한 그리움이 더욱 짙어져 추모길에 올랐다”고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