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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의 수에즈 운하를 관리하는 수에즈 운하청(SCA)이 지난 3월 거대한 화물선 에버기븐호를 좌초시켜 수에즈 운하 일대를 6일 동안 마비시킨 사고에 대한 모든 책임은 에버기븐호 선장에게 있다고 지난 30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사진은 이집트에 압류된 에버기븐호. /사진=로이터 |
수에즈 운하도시 이스말리아의 SCA본사에서 이뤄진 브리핑에서 SCA 사고 조사단장 알-사예드 슈아이샤는 “사고는 아주 짧은 시간 동안 선장이 명령을 되풀이 변경했던 것이 원인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에버기븐호가 수에즈 운하로 들어오면서 갑자기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었고 선장이 중심을 잡기 위해 후진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선박의 반응이 느린 상황에서 선장이 속도를 올리자 배가 다시 왼쪽으로 치우치게 됐다고 덧붙였다. 결국 이를 반복하다가 운하 둑에 좌초됐다는 게 그의 주장.
이집트 운하 당국은 4월 세계 최대의 컨테이너 선박 중 하나인 에버기븐호를 압류했다. 이 거대한 컨테이너선은 길이만 400m, 무게는 20만 톤이다. 선박은 지난 3월23일 수에즈 운하 중간에서 선수를 선회해 운하 안에 비스듬하게 쳐박혔고 6일 동안 수에즈 운하의 교통은 완전히 마비됐다.
슈아이샤 조사단장은 “에버기븐호의 블랙박스를 조사한 결과 이번 사고는 SCA의 운항지시 잘못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블랙박스 데이터에는 에버기븐호에 앞서 이미 다른 선박 3척이 같은 지시에 따라서 운하를 지나갔다는 사실도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집트 당국은 5월25일 선박에 대한 보상금을 9억1600달러에서 5억5000달러로 낮췄다. SCA가 이 컨테이너선과 상품에 대한 금융가치를 완전히 계산해 낸 다음 매긴 값이다.
이집트 금융재판소는 배상가격에 대한 협상을 더 진행할 수 있도록 에버기븐호에 대한 재판을 지난 30일 연기했다.
이집트 당국은 이번 사고로 수에즈 운하가 완전히 중단되면서 하루 1200만~1500만달러의 손실을 입었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