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자업계에서 웨어러블(입을 수 있는) 기기가 급부상하면서 전통 강자 스마트폰마저 위협하고 있다. 사진은 삼성 갤럭시워치4 골프 에디션. /사진제공=삼성전자
최근 전자업계에서 웨어러블(입을 수 있는) 기기가 급부상하면서 전통 강자 스마트폰마저 위협하고 있다. 사진은 삼성 갤럭시워치4 골프 에디션. /사진제공=삼성전자
◆기사 게재 순서
① 2021년 왕관은 ‘삼성’… 폴더블폰으로 ‘혁신 아이폰’ 뺏었다
② 애플은 왜 스마트폰을 접지 못할까
③ 스마트폰보다 뜨거운 ‘웨어러블 시장’

최근 전자업계에서 웨어러블(입을 수 있는) 기기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전통적 강자 스마트폰마저 기를 펴지 못하는 형국이다. 웨어러블 시장은 기존 삼성전자와 애플, 화웨이에 구글과 메타(전 페이스북)까지 가세하면서 거대 시장으로 커졌다.

“더 이상 콩나물 대가리 아니다”… 무선 이어폰의 변신


첫 출시 당시만 해도 웨어러블 기기는 혹평 일색이었지만 지금은 생활 필수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사진은 삼성 갤럭시버즈 프로. /사진제공=삼성전자
첫 출시 당시만 해도 웨어러블 기기는 혹평 일색이었지만 지금은 생활 필수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사진은 삼성 갤럭시버즈 프로. /사진제공=삼성전자
웨어러블 기기는 옷이나 신발처럼 착용하는 도구 혹은 피부에 부착하거나 삽입하는 형태의 기기를 의미한다. 무선 이어폰이나 스마트워치가 이에 해당한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웨어러블 기기 시장규모는 690억달러(약 81조원)를 돌파, 전년보다 49% 증가했다. 올해는 이보다 18% 성장한 815억달러(약 96조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IDC는 세계 웨어러블 기기 출하량의 경우 1억2490만대(2018년)에서 1억9980만대(2022년)로 연평균 12.5%(2018~2022년)씩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첫 출시 당시만 해도 웨어러블 기기는 혹평 일색이었다. 애플이 2016년 내놓은 무선 블루투스 이어폰 ‘에어팟’은 ‘콩나물 대가리’로 불리며 비판과 조롱이 쏟아졌다. 애플 이용자들은 선이 없는 이어폰을 낯설어했고 이어폰 가격만 크게 올랐다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아이폰과 연동되는 무선이어폰을 사지 않고 유선 이어폰을 사용하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무선 이어폰은 초기 부정적 여론을 극복하고 눈부시게 성장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 등에 따르면 2016년 100만대 규모에 그쳤던 무선이어폰 시장은 2017년 출하량 1500만대, 2018년 3500만대, 2019년 1억700만대 수준으로 급성장했다. 3년 만에 100배 이상 커진 셈이다. SA는 “올해 무선 이어폰 출하량은 2020년(3억대)보다 76.7% 늘어난 5억3000만대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내 손목을 훔쳤다”… 일상 속 주치의 ‘스마트워치’


무선 이어폰과 더불어 스마트워치도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사진은 삼성 갤럭시워치4 우영미 에디션. /사진제공=삼성전자
무선 이어폰과 더불어 스마트워치도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사진은 삼성 갤럭시워치4 우영미 에디션. /사진제공=삼성전자
무선 이어폰과 함께 웨어러블 기기 대표주자 스마트워치도 급부상 중이다. 스마트워치는 심전도 측정같은 건강관리와 통화, 문자 알림 등 스마트폰 기능을 겸비해 소비자들의 눈도장을 받고 있다.

스마트워치 시장은 삼성전자가 2013년 9월 최초 스마트워치 ‘갤럭시 기어’를 출시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갤럭시 기어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탑재해 문자 및 메일 확인 등 스마트폰의 일부 기능을 갖췄고 시계 형태로 휴대가 용이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스마트폰보다 화면도 작고 제한된 기능만 쓸 수 있는 스마트워치에 무관심했다. 갤럭시 기어 역시 판매량이 80만대에 그치며 부진했다.

지지부진하던 스마트워치 시장은 ‘2세대 애플워치’로 전환기를 맞았다. 애플이 2016년 9월 선보인 2세대 애플워치는 걷기·운동·서기 등을 감지 가능한 ‘활동 앱’을 탑재했다. 이처럼 고도화된 건강관리 기능이 스마트워치의 정체성을 확립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적절한 수익모델을 찾은 셈이다. 이에 삼성전자도 새롭게 선보인 ‘갤럭시 워치’ 시리즈에서 ▲수면시간 ▲운동량 측정 등의 기능을 추가했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향후 자사 스마트워치에 비침습 혈당측정 기능(센서를 활용해 혈당을 측정하는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열띤 경쟁을 펼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건강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중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 1분기와 2분기 스마트워치 시장은 전년보다 각각 35%, 27% 성장했다. 3분기에도 전년동기대비 16% 가량 확대됐다.

웨어러블 시장, 구글·메타도 뛰어들었다… “미래 기술과 결합해 암까지 조기 진단”


팀 쿡 애플 CEO가 지난 9월14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 위치한 애플 파크에서 애플워치 시리즈7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팀 쿡 애플 CEO가 지난 9월14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 위치한 애플 파크에서 애플워치 시리즈7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코로나19 이후 IT기술을 통해 건강을 관리하는 ‘디지털 헬스케어’가 떠오르고 있다. 질병을 예방하는 의료 수요가 늘어난 탓이다. 스마트워치 등의 웨어러블 기기들이 기술적 진보를 이루면서 관련 시장은 빠르게 팽창 중이다.

미국 IT 기업 구글과 메타도 스마트워치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올해 초 구글은 스마트워치 전문업체 핏빗을 21억달러(약 2조5000억원)에 인수하면서 스마트워치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점쳐졌다.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자사 스마트워치 ‘픽셀워치(가칭)’를 내년 1분기 출시할 전망이다. 메타도 마찬가지다. 내년에 자사 스마트워치를 공개할 계획이다. 메타가 오큘러스라는 VR(가상현실) 헤드셋 제품을 보유했기 때문에 스마트워치와 VR 헤드셋의 연결도 기대되고 있다.

6G(6세대 이동통신) 스마트폰에 연동될 웨어러블 기기는 IoT(사물인터넷), AI(인공지능), VR 등 첨단 기술과 접목돼 더욱 고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헬스케어 웨어러블 시장은 IDC 통계에 따르면 오는 2026년까지 시장이 6394억달러(약 752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래 웨어러블 헬스케어는 혈압 측정 기능을 뛰어넘어 암이나 중증질환 등의 질병을 조기 진단할 정도로 발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