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코플랜트는 최근 3년 동안 실적에 악화된 배경에 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해외 현장이 중단된 이유 등이 있다고 밝혔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SK에코플랜트는 최근 3년 동안 실적에 악화된 배경에 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해외 현장이 중단된 이유 등이 있다고 밝혔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기사 게재 순서
(1) 시평 10대 건설 잇단 IPO 시도, SK에코플랜트 타이밍 괜찮나?
(2) 상장 준비하는 SK에코플랜트, 기업가치 10조?
(3) SK에코플랜트 IPO 성패, 재무건전성 회복과 올해 실적 '관건'


"성장을 가속화하고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상장을 준비하겠다. 밸류는 10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안재현 SK디스커버리 사장은 지난해 5월 SK에코플랜트 사장 시절 기업공개(IPO)를 공식화하며 이 같이 밝혔다. 기업가치 10조원의 산출 근거는 상장 예정 시점인 2023년 '세전영업이익'(EBITDA)이 8500억원 예상됨에 따라 이를 기준으로 업계 평균의 '수익성 대비 기업가치'(멀티플)인 11~12배를 적용했다. 이는 SK에코플랜트의 지난해 세전영업이익을 약 3000억~4000억원대로 추정한 금액이다.


하지만 실제 이 회사의 2021년 영업이익은 1160억원에 그쳤고 영업이익률은 '톱10' 최하위 수준인 1.9%에 머물렀다. 따라서 10조원의 기업가치를 만들기 위해선 적어도 3~4배 가량 이익을 더 내야 한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기업가치 10조원은 투자은행(IB)업계가 추정한 수치로 상장 계획을 밝히는 과정에 비전을 제시한 것일 뿐 실제와 다를 수 있다"면서 "정확한 가치는 투자자와 시장이 판단할 몫"이라고 말했다.

비상장주식 '9만1800원' 거래… IB, 기업가치 13조 평가

비상장주식 플랫폼에서 거래되는 SK에코플랜트의 주가는 올 4월 21일 기준 9만1800원이다. 발행주식 수(3529만9293주)를 감안할 때 장외 시가총액 기준 약 3조2405억원의 몸값을 인정받고 있는 셈으로 상장 목표 밸류인 10조원의 약 3분의 1 수준이다. 이번 입찰에 참여했던 IB들은 SK에코플랜트의 예상 몸값을 13조~15조원대로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3월 자본조달을 위해 '상장 전 지분 매각'(프리-IPO)을 진행, 8조원대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상장에 청신호가 켜진 건 사실이다. 프리미어파트너스, 이음프라이빗에쿼티(이음PE), 브레인자산운용 등이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해 증자를 단행했고 회사의 주당 가격은 10만원 이상으로 책정됐다.


올 1월 상장 작업을 진행한 시공능력평가 6위(2021년 기준) 현대엔지니어링은 주관사들과 산출한 희망 공모가 8만8958원, 기업가치 최대 6조원을 예상했지만 국내·외 시장의 주가 폭락과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저조한 경쟁률을 기록해 결국 상장을 철회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조3551억원, 3646억원이었고 영업이익률은 4.9%를 기록했다.
상장 준비하는 SK에코플랜트, 기업가치 10조?

"실적 악화 코로나 때문"

하지만 최근 3년 SK에코플랜트의 실적은 계속 악화됐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19~2021년 회사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7조5659억원 ▲6조9664억원 ▲6조1738억원 등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3158억원 ▲1745억원 ▲1160억원 등으로 계속 줄어 영업이익률은 2019년 4.2%에서 지난해 1.9%로 뚝 떨어졌다.

다만 이 같은 실적은 지난해 사업분할한 SK에코엔지니어링의 매출 1조2000억~1조3000억원이 미반영된 것으로 이를 반영할 경우 영업이익률은 2.8%대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당기순이익은 2020년 1053억원에서 지난해 2481억원으로 135.6% 급증했다. 사업부문별 매출을 살펴보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화공플랜트는 2조4986억원에서 1조7527억원으로 29.9% 감소했다. 산업플랜트는 1조2125억원에서 7520억원으로 28.0% 줄었다. 건축은 1조8840억원으로 전년(2조1086억원) 대비 11.9% 축소됐다.

신사업이 기존 사업의 빈자리를 당장 대체할 수는 없을 전망이다. 지난해 폐기물 처리 매출은 1051억원 발생했고 운영관리 부문도 2845억을 기록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3%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해외 프로젝트 중단과 원가율 인상 영향이 있었고 SK하이닉스 공장 등 대형 프로젝트 준공으로 매출에 미반영된 부분이 있다"며 "올해부터 인수 기업들의 실적 성장이 반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친환경 사업 수익성 있나

SK에코플랜트가 2020년 이후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는 국내 폐기물 처리시장은 현금 이익 창출이 지속 가능한 '캐시카우' 산업으로 통한다. 그동안 SK에코플랜트의 매출 40%대를 차지한 국내·외 플랜트 사업은 수주 환경이 급변함에 따라 실적 희비가 갈리는 추세다. SK에코플랜트가 2020년 1조원대에 인수한 수처리(수질의 물리적·화학적 공정을 거쳐 마시거나 공업·농업에 사용함) 업체 EMC홀딩스(현 환경시설관리)는 2019년 세전영업이익이 822억원이었다.

과점 시장이 형성돼 경쟁 요인이 적은 점은 긍정적인 요인이다. 글로벌리서치업체 '얼라이드 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자율주행·메타버스·전기차 등 IT사업과 연계한 E-폐기물 시장 규모는 2020년 500억달러에서 2028년 1440억달러로 3배 가까이 성장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