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보고된 원숭이두창 의심환자 2명 중 1명이 최종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달 2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 해외 입국자들이 검역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사진=뉴스1
지난 21일 보고된 원숭이두창 의심환자 2명 중 1명이 최종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달 2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 해외 입국자들이 검역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사진=뉴스1

원숭이두창 바이러스가 국내에 유입됐다. 지난 21일 보고된 의심환자 2명 중 1명이 최종 확진판정을 받으면서다. 첫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원숭이두창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원숭이두창은 1958년 연구를 위해 사육된 원숭이들에서 수두와 비슷한 질병이 발생하였을 때 처음 발견돼 원숭이두창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1970년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처음 보고된 이후 가봉, 나이지리아,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등 아프리카 국가에서 보고되며 풍토병화됐다.


하지만 지난달 7일 영국에서 첫 발병 보고가 이뤄진 후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럽을 중심으로 발생하기 시작했고 미국 등 다른 대륙에서도 보고됐다.

원숭이두창은 동물과 사람 모두 감염이 가능한 인수공통감염병으로 쥐, 다람쥐 같은 설치류, 확진자,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질과 접촉한 경우, 태반을 통한 태아로의 수직감염도 가능하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 15일까지 42개국에서 210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원숭이두창 바이러스의 잠복기는 5~21일로 감염된 동물·사람의 혈액, 체액, 피부, 점막병변과의 직·간접 접촉뿐만 아니라 감염환자의 체액, 병변이 묻은 매개체 접촉, 코·구강·인두·점막·폐포에 있는 감염비말에 의해 사람 간 직접 전파된다.

발진, 발열, 두통, 림프절병증, 요통, 근육통, 근무력증 등을 시작으로 1~3일 후에 증상이 나타나며 약 2~4주간 지속된다. 치명률은 일반적으로 약 1~10%로 알려졌으며 WHO에 따르면 최근 치명률은 3~6%로 보고되고 있다.


다만 감염병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원숭이두창의 공기 전파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현재까지 원숭이두창의 가장 큰 전파 경로는 밀접접촉"이라며 "일부에서 제기되는 공기 전파 가능성은 아직 확실하지 않기 때문에 결국 의심환자, 접촉자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염준섭 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원숭이두창의 잠복기가 최대 21일인데 일단 잠복기 중에는 전염력은 없다고 알려져 있다"며 "공기 전파 가능성도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원숭이두창은 예방을 위해서는 우선 마스크 착용, 손 씻기 등 개인위생 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현지에서 다람쥐 등 설치류와 원숭이 등 영장류, 그리고 동물 사체를 만져서는 안된다. 야생동물의 고기 역시 섭취해선 안된다. 귀국 후에는 21일간 발열과 기타 관련 증상이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의심 증상이 있는 경우 질병관리청 콜센터로 신고할 시 관련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증상 때문에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경우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해외 여행력을 의료진에게 알리는 등 감염예방 행동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원숭이두창 전용으로 개발된 치료제는 없다. 다만 2018년 사람두창(천연두) 치료용 항바이러스제로 개발됐던 테코비리마트가 원숭이두창에도 효과를 보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국은 다음달 중 해당 치료제 500명분을 도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