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2 예능 프로그램 '살림남2' 제작진이 포경수술 장면을 노출해 물의를 빚자 사과했다.
지난 17일 '살림남2' 에서는 전 야구선수 홍성흔과 관련한 에피소드가 방영됐다. 이날 방송에서는 홍성흔의 아들 홍화철 군과 그의 친구들이 고민 끝에 포경수술을 받는 내용을 담았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실제 수술실에 들어간 친구들의 상반신과 함께 수술장면, 끝난 후 괴로워하는 장면들이 여과없이 공개됐다. 이에 일부 시청자는 미성년자 성희롱 및 성적 학대가 아니냐고 주장하며 비난했다.
한 게시글 작성자는 "'살림남2'에서 남아에 대한 포경수술을 유도해 방송으로 찍어 영상을 내보내고 있다"며 "미성년자들을 가스라이팅해 포경을 선택하도록 조종하고 이를 전시하듯 방송한 것은 심각한 성학대와 성인지 감수성이 떨어지는 판단이었다"라고 강력히 항의했다.
누리꾼들도 댓글을 통해 "남학생들의 알몸이 송출되는 것은 명백히 문제가 있다" "이를 웃음 소재로 볼 수 없다" "공중파에서 이런 방송을 내보내다니 충격이다" 등과 같은 부정적인 의견을 냈다.
논란이 불거지자 '살림남2' 측은 19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공식 사과했다. 제작진은 "방송 내용에 불편함을 느끼신 모든 분께 사과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방송을 준비한 계기는 청소년기 자녀에게 올바른 성교육을 하고자 했던 부부의 고민에서 시작됐다"며 "가족 간의 대화를 통해 학생들 스스로가 포경 수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그 내용을 방송으로 보여드리는 것에도 가족은 모두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과정은 한 달 반 동안 학생과 부모님이 함께 고민과 의논한 끝에 결정한 내용이다. 본인들의 자발적인 의사결정이었다"며 "부모님도 이를 존중해 촬영에 합의했다. 그 과정에서 제작진의 어떠한 개입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제작진은 "모든 수술 장면 촬영은 부모님의 참관하에 이뤄졌다. 출연 가족 모두 훈훈한 분위기에서 촬영을 마쳤다"며 "가족들이 '성(性)'에 관한 이야기를 편안하게 나누는 모습을 보여드리려 했던 제작 의도와 달리 불편을 드린 점에 깊은 사과 말씀드린다. 더욱 신중하게 방송을 제작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사과했다.
사과문 이후에도 '살림남2' 공식 홈페이지를 통한 시청자들의 비난은 계속되고 있으며 일부 시청자들은 이번 방송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통심의위)에 민원을 제기한 상태로 알려졌다. 논란이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