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출시된 폭스바겐 신형 골프에는 일루미네이티드 로고가 최초로 탑재됐다. /사진=김이재 기자

해치백(뒷좌석과 트렁크 공간이 연결된 차량)의 대명사로 불리는 폭스바겐 골프는 지난 50년간 전 세계 누적 판매량 3700만 대를 돌파한 스테디셀러다. 국내에서는 수입 컴팩트 해치백 최초로 누적 판매 5만 대를 넘어서며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월 출시된 '신형 골프'는 8세대의 부분변경 모델이다. 골프 2.0 TDI 프레스티지를 타고 서울과 파주를 오가는 약 160㎞ 코스를 주행, 골프의 주요 성능을 체험했다.


첫인상은 기존 골프보다 한층 세련된 모습이었다. 콤팩트한 차체와 군더더기 없는 특유의 디자인은 여전했지만, 전면부의 새로운 프론트 범퍼와 골프 최초로 적용된 '일루미네이티드 로고'가 현대적인 느낌을 더했다.
실내에는 12.9인치 디스플레이와 MIB4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적용돼 시인성을 높인다. /사진=김이재 기자

실내 디스플레이는 기존 10인치에서 12.9인치로 확장됐다. 최신 사양의 'MIB4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전 모델에 기본 탑재됐다. 터치스크린 반응이 빠르고 주요 기능과 시스템 제어가 직관적으로 구성돼 처음 사용하는 사람도 불편함 없이 조작할 수 있었다.

3분할로 구성된 인터페이스에서는 사용자가 자주 쓰는 메뉴를 직접 배치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 하단의 슬라이더는 '일루미네이티드 터치 슬라이더'로 개선, 어두운 환경에서도 조작이 한층 편리해졌다. 차량 온도나 음량 등도 간편하게 조절 가능하다.
신형 골프의 시트는 통풍 기능이 없는 직물 소재다. /사진=김이재 기자

운전석에는 '에르고액티브(ErgoActive) 전동시트'가 장착돼 마사지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단, 전 트림 운전석 한정이다. 시트는 통풍 기능이 없는 직물 소재로 요즘 같은 무더위에서는 다소 불편할 수 있다.

뒷좌석과 트렁크가 연결된 해치백 특성상 2열 좌석을 접으면 넉넉한 수납공간이 확보된다. 골프백이나 유모차 등을 싣기에도 충분해 보였다. 운전석을 포함한 1열은 차량 크기에 비해 여유가 있었고 2열은 성인 남성이 장시간 앉기에는 다소 좁은 편이다.


가벼운 차체 덕분에 주행감은 민첩하고 경쾌했다. 핸들링 반응이 빨라 차선 변경이 수월했고 좁은 골목길에서도 여유 있게 움직일 수 있었다.

속도를 올려도 적당한 안정감이 느껴져 실생활에서 부담 없이 타기 좋은 차라는 인상을 받았다. 크게 거슬리지는 않았지만, 고속 주행 시 느껴지는 일정 수준의 소음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부분이다.
신형 골프에는 폭스바겐의 최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IQ.드라이브'가 기본 탑재됐다. /사진=김이재 기자

신형 골프에는 폭스바겐의 최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IQ.드라이브'가 기본 탑재됐다. 정체 구간에서는 앞차와의 간격을 스스로 조절하고 출발도 자동으로 이뤄져 주행 피로를 덜 수 있었다.

새로 탑재된 다양한 기능에도 불구하고 가장 큰 강점은 단연 연비다. 2.0 TDI 디젤 엔진과 7단 DSG 변속기 조합으로 복합 연비 17.8㎞/ℓ를 달성했다. 디젤차 중에서도 높은 수준이며 한 번 주유로 860㎞ 이상, 고속 주행 시에는 1000㎞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
신형 골프의 트렁크는 직접 손으로 여닫는 구조다. /사진=김이재 기자

신형 골프는 오랜 시간 검증된 모델답게 디자인·주행 성능 측면에서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다만 부분변경을 거치며 현대적인 기술이 대거 적용된 데 비해 조수석 시트는 여전히 수동으로 조절하고 트렁크도 직접 손으로 여닫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남아 있다.

그럼에도 합리적인 가격과 탄탄한 기본 사양을 갖춰 첫 차를 고려하는 사회 초년생이나 큰 차에 부담을 느끼는 운전 초보자에게 매력적인 선택지다. 연비 효율도 뛰어나 도심 또는 장거리 운전이 잦은 이들에게도 만족감을 제공할 수 있다.

폭스바겐 신형 골프의 가격은 ▲프리미엄 4007만원 ▲프레스티지 4396만원이며 개별소비세 인하 적용 시 3900만원대로 구매가 가능하다.
폭스바겐 신형 골프의 가격은 ▲프리미엄 4007만원 ▲프레스티지 4396만원이다. /사진=김이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