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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계열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카카오엔터)가 지난 24일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에서 대규모 투자 자금을 받았다. 최근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SM) 경영권을 두고 하이브와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는 가운데 카카오엔터의 실탄 확보가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모인다.
카카오엔터는 지난달 유치한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와 싱가포르투자청으로부터 유치한 1조2000억원 가운데 1차 투자금인 8975억원을 확보했다.
당초 1차 투자금은 지난 20일 들어올 예정이었지만 이날로 밀렸다. 1차 투자금 8975억원 가운데 4500억원은 타법인 출자 목적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나머지 2564억원은 오는 7월 20일에 납입된다.
관심사는 해당 투자금의 활용처다. 업계선 카카오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확보한 자금을 SM 인수에 활용할 수도 있다고 본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 7일 신주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발행으로 SM 지분 9.05%를 취득해 2대 주주가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수만 전 SM 총괄 프로듀서를 등에 업은 하이브가 뛰어들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하이브는 지난 10일 이수만 전 총괄의 지분 14.8%(352만3420주)를 4228억원에 사들였다. 취득 예정일은 다음달 6일이었으나 이마저 앞당겨 지난 22일 거래를 마치고 1대 주주로 올라섰다.
주주총회가 다음달 열리는 만큼 SM 인수를 조기에 마무리짓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이브는 내달 1일까지 시장에서 SM 주식을 현재 주가보다 높은 주당 12만원에 공개 매수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지분을 25% 추가로 확보하면 SM 지분율을 최대 40%까지 끌어올린다.
요동치는 SM 주가가 변수다. 최근 13만원을 기록했다가 다시 12만원대을 지키고 있다. 이미 경영권 분쟁이 발생한 이후 9만원대로 오르더니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공개매수 청약 마감일인 오는 28일 SM 주가가 12만원을 넘길 수도 있다. 다만 하이브는 공개매수가를 12만원에서 상향 조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만약 자금을 두둑히 확보한 카카오가 공개매수가를 올려 역공에 나서면 상황이 역전될 수 있다. 하이브가 투입하는 자금은 7000억원인데 공개매수 가격을 올리면 자금 부담이 늘어나는 탓이다.
가처분 소송 결과도 또 하나의 분수령이다. 앞서 이 전 총괄은 SM을 상대로 유상증자 신주와 CB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지난 22일 첫 심문기일이 열렸다. 재판부는 오는 28일까지 추가로 제출된 서면을 확인한 후 결정할 예정이다.
카카오의 SM엔터 신주 발행 대금 지급일이 다음달 6일인 점을 감안할 때 그 이전에 결론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