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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 '누누티비'가 한국 콘텐츠를 모두 삭제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기업들의 콘텐츠를 무단으로 제공해 여론이 악화된 것을 감안한 조치다.
누누티비는 지난 23일 자사 홈페이지에 "국내 OTT·오리지널 시리즈와 관련된 모든 동영상을 금주 내로 삭제할 예정이다"라고 공지했다. 콘텐츠 삭제 대상 OTT는 티빙·웨이브·쿠팡플레이·왓챠·KT시즌 등이다.
이어 "국내 OTT 피해를 어느 정도 수긍한다"며 "국내 OTT에 대한 저작권 보호를 강화할 예정이며 필터링도 적용하겠다"고 했다.
누누티비는 2021년 개설됐는데 그동안 국내·외 유료 OTT 신작 콘텐츠를 공개 즉시 스트리밍해 논란이 일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불법 콘텐츠 유포를 막기 위해 인터넷주소(URL)를 차단하려 했지만 도미니카공화국에 서버를 두고 사이트 주소를 수차례 바꿔가며 빠져나갔다.
국내외 방송·영화·OTT사가 모인 '영상저작권보호협의체'는 지난 9일 저작권 침해와 무단이용 근절을 위해 누누티비를 형사고소했다.
경찰은 16일 누누티비 수사를 시작했다. 누누티비는 이와 관련한 경찰 조사가 본격화되고 사회적 비난이 거세지자 이러한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영상저작권보호협의회는 "말만 그렇게(국내 콘텐츠 삭제와 OTT 피해 수긍) 하는 것"이라며 "누누티비로 인한 실제 피해가 어느정도인지 아직 파악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행정력이 미치는 곳은 국내로 한정돼 있어 해외에 서버를 누누티비 같은 사이트를 쉽게 차단하지 못하고 문제만 커지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역시 별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누누티비를 비롯한 불법 사이트 문제에 대응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오는 30일 영상저작권보호협의체와 간담회를 진행한다.
문제 해결을 위한 법제화 움직임도 일고 있다. 변재일 더불어민주당의원은 누누티비 같은 불법 사이트 접속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정보통신망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했다.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 사업자뿐 아니라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 사업자 등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국내에 캐시서버를 설치할 때 접속차단을 위한 기술적 조치를 의무화하는 것이 골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