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우 대유위니아그룹 회장. / 사진=대유위니아
박영우 대유위니아그룹 회장. / 사진=대유위니아

500억원이 넘는 임금체불 사태로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된 박영우 대유위니아그룹 회장이 국감 불출석을 결정하면서 회사 노동조합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박영우 회장은 지병으로 인한 건강상의 문제와 체불임금 지급 노력 등을 이유로 지난 13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대유위니아그룹은 현재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김치냉장고 '딤채' 브랜드로 유명한 위니아와 '대우전자'를 뿌리로 둔 위니아전자, 자회사인 위니아전자매뉴팩처링, 통신장비 및 전기차충전 사업을 영위하는 계열사인 대유플러스는 현재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법정관리를 신청한 상태다.

특히 대유위니아그룹 내 가전 3사(위니아·위니아전자·위니아전자메뉴팩쳐링)는 임직원들에게 553억원 규모의 임금과 퇴직금 등을 지급하지 못한 상황이다.

위니아전자가 멕시코공장 매각 등을 통해 임금체불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으나 현재로선 매각 성사가 언제 이뤄질지 알 수 없고 가격 역시 위니아전자 측이 원하는 수준(3000억원)으로 정해질 지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당초 환노위는 이날 예정된 국감에 박 회장을 증인으로 소환해 임금 체불 등의 문제를 따져물을 계획이었으나 박 회장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증인 심문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박 회장의 국감 불출석이 근로자 기만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금속노련)은 전날 성명서를 내고 "국감 증인 불출석은 임금체불로 자녀들의 학원부터 끊으며 추석에도 귀향하지 못하고 이제는 끼니 걱정을 하며 피눈물을 흘리고 있는 조합원들에 대한 기만이자 국회에 대한 모독"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박 회장의 건강상의 사유를 불출석 사유로 제출한 것을 문제삼으며 "박 회장은 지금도 멀쩡히 출근해서 회의를 주재하고 오후에는 검도장에 가서 운동도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지금 당장 국감에 출석해 본인을 둘러싼 잘못을 속죄하고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 소상히 밝혀야 한다"며 "그것만이 임금체불로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 조합원들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