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담임교사로 있던 반의 학생에게 수개월간 성적·정서적 학대를 가한 혐의를 받는 50대 여교사가 항소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삽화는 기사 내용과 무관. /삽화= 이미지투데이
자신이 담임교사로 있던 반의 학생에게 수개월간 성적·정서적 학대를 가한 혐의를 받는 50대 여교사가 항소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삽화는 기사 내용과 무관. /삽화= 이미지투데이

수개월간 지속적으로 자신의 제자에게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를 받는 50대 여교사가 항소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3일 뉴시스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부(부장판사 강희석)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50대 여교사 A씨에 대해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에게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수강과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수강도 함께 명했다.


A씨는 지난 2022년 자신이 담임교사로 있던 반의 학생 B군에게 수개월간 성적·정서적 학대를 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수사기관에 따르면 A씨는 B군에게 '사랑한다'는 뜻의 각종 외국어 표현이 담긴 문자를 보내거나 자신의 차량으로 불러내 "역겹다" "더럽다" 등 모욕적인 언사를 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A씨는 B군에게 2시간마다 자신의 위치를 보고하게 하고 매일 오후 11시에 자신에게 전화하도록 강제한 혐의도 받고 있다.

재판에서 A씨는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1심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A씨에게 벌금 1200만원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B군은 수사단계부터 재판과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며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인 고등학교 3학년 시기에 담임교사를 신고해 불이익이 클 수도 있어 무고로 보기 어렵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씨와 검사는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장을 제출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형이 너무 가볍다"는 검사의 항소를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A씨는 B군을 보호하고 지도할 책임이 있는 지위에 있음에도 교사의 지위를 이용해 범행을 저질렀다"며 "범행은 1회에 한해 이뤄진 것이 아니고 장기간에 걸쳐 이뤄져 피해자는 고통을 계속하여 호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럼에도 피고인은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고 있지 않는데다 피해자로부터 용서도 받지 못했다"고 양형 사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