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의 차기 회장 후보에 관심이 모인다. 사진은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부회장,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 정기섭 포스코홀딩스 사장,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김준형 포스코퓨처엠 사장, 유병옥 포스코홀딩스 부사장. /사진=각 사
포스코그룹의 차기 회장 후보에 관심이 모인다. 사진은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부회장,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 정기섭 포스코홀딩스 사장,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김준형 포스코퓨처엠 사장, 유병옥 포스코홀딩스 부사장. /사진=각 사

최정우 회장이 포스코그룹의 차기 회장 후보에서 제외되면서 다양한 후보자들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현직 경영진은 물론 전직 포스코 출신들도 후보자로 거론된다. 가장 유력한 후보자는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과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부회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 회장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는 최근 내부 후보에 대한 1차 심사를 마친 뒤 8명의 후보를 추렸다. 세부 명단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의 사내이사, 주요 그룹 계열사 대표 등이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후추위는 외부전문기관에 내부 후보자들의 평판 조회를 의뢰해 오는 8일 결과를 받는다. 해당 내용을 반영해 오는 10일 제5차 후보추천위원회에서 '내부롱리스트후보자'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포스코홀딩스는 이후 현재 모집 중인 외부 후보에 대한 평판 조회 결과를 취합해 오는 17일 '내·외부롱리스트'를 확정한다. 이후 외부 인사로 구성된 '후보추천자문단'의 의견을 받을 계획이다.

최근 언론을 통해 내부 후보 8인에 포함됐다고 밝힌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부회장은 가장 유력한 후보다. 정 부회장은 사업회사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포스코를 모두 겪으며 실무를 쌓았다. 최근엔 그룹의 핵심 미래 사업인 2차전지 소재 사업에 주력하고 있어 차기 회장으로 가장 많이 거론된다.


정 부회장은 순혈 포스코인도, 그룹 내 주류 인사도 아니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전신인 대우 출신이다. 한국외대 아랍어과를 졸업한 정 부회장은 대우인터내셔널 쿠알라룸프지사, 방콕지사를 거친 뒤 포스코 해외마케팅실장, 에너지조선마케팅실장, 철강사업전략실장 등을 역임했다. 그동안 포스코그룹의 주류는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하고 제철소장을 역임한 인물들이다.

과거에는 순혈 포스코 출신이 아니라는 것이 약점이 될 수 있었으나 포스코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정 부회장의 입지가 강화됐다고 전해진다. 계열사 사장과 임원들이 사업회사인 포스코와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퓨처엠 등의 실무를 담당하고, 회장은 그룹의 대외 업무를 총괄하는 것으로 역할이 바뀐 영향이다.

순혈 포스코인으로 분류되는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도 유력한 후보자로 거론된다. 김 부회장은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하고 포항제철소장, 광양제철소장을 차례로 걸친 엘리트다. 그룹 내에서 가장 철강에 정통한 기술자로 꼽힌다.

포스코홀딩스 정기섭 사장과 유병옥 부사장도 후보군에 포함됐을 가능성이 크다. 정 사장은 포스코인터내셔널 경영기획실장, 포스코 국내사업관리실장, 포스코에너지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유 부사장은 포스코에서 원료실장, 경영전략실장, 구매투자본부장, 산업가스·수소사업부장 등을 거친 뒤 현재 친환경미래소재팀장을 맡고 있다.

포스코그룹이 2차전지 소재 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김준형 포스코퓨처엠 사장도 후보로 언급된다. 김 사장은 포스코 압연담당 부소장·신사업실장, 포스코ESM 사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포스코퓨처엠을 이끌고 있다.

전직 포스코 출신 중에선 조청명 전 포스코플랜텍 사장, 황은연 전 포스코인재창조원장은 차기 회장 후보에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사장은 포스코에 입사해 종합기획팀장, 혁신기획실 실장을 비롯해 요직인 가치경영실장을 지냈다. 그는 외부 후보 모집에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황은연 전 원장은 포스코에서 마케팅전략실장, 마케팅본부장을 거쳐 포스코에너지 대표를 역임한 뒤 2016년 포스코 사장에 올랐다. 그는 여당 정치인들은 물론 야권 성향의 노동단체와 후방산업인 조선업계와도 관계가 좋다고 한다.

또 다른 외부 인사로 산업통상자원부 출신 등이 포스코그룹의 차기 회장에 도전할 전망이다.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도 포스코그룹 회장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재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성골' 출신인 인사들이 포스코 회장에 오르는 경우가 많았는데 앞으로는 이런 기조가 약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연금이 현재 후보들에 반대 의사를 표한다면 아예 새로운 인물들이 급부상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