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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의 최대주주가 홍원식 회장에서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한앤코)로 변경되면서 남양유업의 오너 경영체제가 60여년 만에 막을 내렸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홍원식 회장 등이 보유한 남양유업 주식 38만2146주 중 37만8938주가 한앤코 19호 유한회사로 소유주가 변경됐다.
앞서 4일 대법원 2부는 한앤코가 홍 회장 일가를 상대로 제기한 주식양도소송 상고심에서 계약대로 홍 회장의 주식을 매도하라는 취지의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한앤코는 남양유업에 전문경영인을 선임하고 경영 효율화를 꾀할 예정이다. 전문 경영인은 현재 내부 인선이 진행 중으로 3월 주주총회 전까지 신임 대표의 인선을 마무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집행임원제도를 적용해 지배 구조 개선에도 나선다. 집행임원제도는 의사 결정과 감독 기능을 하는 이사회와 별도로 전문 업무 집행임원을 독립적으로 구성해 집행부의 책임 경영을 높이는 제도다.
한앤코 관계자는 "무리한 구조조정 계획은 없으며 기존 임직원의 고용 보장은 유효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앤코는 그동안 실추됐던 남양유업의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 사명 변경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양유업의 경영권 분쟁은 2021년 '불가리스 사태'로 거슬러 올라간다. 남양유업은 당시 4월 자사 불가리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를 억제하는 데 효과가 있다며 검증되지 않은 연구 결과를 발표해 논란을 일으켰다.
파장이 커지자 홍 회장은 사태 한달 만에 '책임을 지고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발표하고 한앤코에 오너 일가가 보유한 남양유업 지분 53.08%를 3107억원에 매각하는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약 3개월 뒤 홍 회장이 마음을 바꿔 계약 해지를 통보하면서 한앤코가 소송을 제기해 2년 넘게 법정 공방이 이어졌다.
남양유업은 한때 매출 1조원이 넘는 국내 3대 유업체였지만 2013년 대리점 강매 사건, 창업주 외손녀 마약 스캔들, 불가리스 사태를 연이어 겪으며 기업 이미지가 실추됐다. 이후 소비자 불매운동에 더해 저출산 등으로 매출이 급락하면서 2020년 총매출이 1조원 아래로 내려갔고 계속해서 적자에 시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