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2회 한국최고경영자포럼에서 손경식 경총 회장의 개회사를 경청하고 있다. /사진=임한별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2회 한국최고경영자포럼에서 손경식 경총 회장의 개회사를 경청하고 있다. /사진=임한별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달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가운데 만장일치로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가계부채 증가 속에 물가 상승률이 둔화세를 지속하고 있으나 물가 안정 기준인 2%대로 내려가기엔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 금통위는 오는 22일 통화 정책 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할지 여부를 결정한다.


앞서 한은은 지난해 1월 기준금리를 3.25%에서 3.5%로 인상한 뒤 금리를 묶었다. 이번 2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면 9번 연속 금리를 동결하는 셈이다.

이번 금통위 회의에는 지난 13일 임명된 황건일 신임 금통위원이 합류할 예정이다. 황 신임 금통위원은 박춘섭 전 금통위원의 경제수석행으로 공석이 된 자리를 채웠다. 황 위원이 금통위에 합류하면서 위원회가 환율 및 국제금융 상황에 대해 한층 더 심도있는 논의를 할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첫 금통위 회의 의사록에서 금리 향방의 단서를 찾아보자면 해당 의사록에서는 단 한 명의 금통위원도 추가 인상을 언급하지 않았다. 사실상 금리 인상은 종결한 셈이다.


전문가들이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하는 배경은 여전히 높은 물가상승률이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식료품물가는 1년 전보다 6.0% 올랐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 폭(2.8%)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식료품물가 상승세는 넉달째 6%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6개월 만에 2%대로 떨어졌음에도 기획재정부와 한은이 물가 공표 직후 3% 내외로 물가반등 가능성을 언급한 것도 이같은 배경에서다. 이달 말 종료되는 유류세 인하조치도 물가 부담요인이다. 정부는 지난 2021년 11월 유류세 한시 인하조치를 도입해 7차례 연장했다.

한국 경제의 뇌관으로 꼽히는 가계부채도 기준금리 인하에 발목을 잡는다. 지난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0.8%로 조사 대상 34개국 중 유일하게 100%를 넘었다. 통상 80%가 넘을 경우 가계의 빚 부담으로 성장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이달 금통위에 합류한 황 위원도 한국 경제의 위협 요소로 가계부채를 꼽았다. 황 위원은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부동산 대출, 가계부채 관련 리스크가 있다"면서 "저출생·고령화, 잠재성장률 둔화 등과 같이 여러 구조적인 문제들도 산적했다"고 언급했다.

미국과 기준금리 차이도 금리를 묶어두는 요인이다. 한국의 기준금리는 연 3.5%로 미국의 기준금리 상단 연 5.5%보다 3%포인트 낮다. 미국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지 않은 상태에서 한은이 먼저 금리를 낮추면 금리차가 더욱 커져 국내 자본이 해외로 유출될 우려가 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의 3분기 금리 인하 전망과 당분간 제약적인 통화정책을 운용할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2월 금통위에선 지난 달 비둘기(통화 완화 선호) 스탠스가 더 강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한은은 이번 회의에서 경제 전망을 함께 발표하는데 지난 11월에 발표했던 2024년 경제성장률(2.1%)과 물가 상승률(2.6%)전망치를 크게 변화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