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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앤컴퍼니 그룹이 정기임원 인사에서 이수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대표이사 부회장이 한온시스템의 인수통합 지휘권을 쥐어 주목받는다.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한국타이어 회장이 '조현범호' 출범 과정에 있었던 문제들을 함께 처리해나가면서 신임을 얻은 이 부회장을 적임자로 낙점했다는 평가다. 한온시스템 인수가 조 회장의 숙원사업이었던 만큼 이 부회장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한국앤컴퍼니는 지난 4일 한온시스템 인수 본계약 체결 후 통합(PMI) 추진 단장으로 이 부회장을 선임했다. 이 부회장은 한온시스템에 조 회장이 주도한 기업 문화 '프로액티브(Proactive) 컬처'를 이식하고 계열사 간 시너지를 창출해 내는 중책을 맡게 된다.
이 부회장은 인수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불확실성을 해결할 수 있는 적임자로 꼽힌다. 높은 부채비율을 가진 한온시스템이 기존 관계기업에서 종속기업으로 변경될 시 한국타이어 재무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단기적인 시너지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 부회장의 비용감축 역량이 한온시스템의 적자경영 탈출에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마케팅, 세일즈 분야 베테랑 알려진 이 부회장은 비용관리에도 역량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수의 글로벌 사업장을 운영했던 경력을 바탕으로 물류 등에서 비용 절감을 이뤄냈다. 중국 본부장으로 근무할 당시 중국시장의 프리미엄 타이어 수요를 안정화시킨 것과 차용 OE타이어 고객사를 46개에서 50개까지 늘린 것이 주요 공적이다. 지난해에는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 역대 최대의 실적을 달성하는 등 한국타이어의 외적·질적 성장을 이뤘다.
두 차례에 걸친 조 회장의 사법 리스크에도 흔들림 없이 회사를 경영했다는 점이 높게 평가한다. 2019년 조 회장이 개인 비리로 구속돼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났을 당시 대표이사를 수행했다. 지난해 조 회장 구속 당시 한국타이어 공장 화재로 인한 애로사항들을 해결하고 역대급 실적을 일궈낸 성과를 인정받아 14년 만에 부회장으로 선임됐다.
한온시스템 PMI는 재무적 부담완화 외에도 최대 고객사인 현대자동차와의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고객사를 확보하는 영업이 중요하다. 동시에 부품 계열사 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법도 고안해야한다. 현대자동차가 계열사 현대위아가 친환경 자동차 열관리 통합 시스템 개발사업을 새 주력사업으로 내세우는 만큼 보다 치밀한 전략이 필요하다.
1987년 한국타이어 공채로 입사한 정통 '한타맨'인 이 부회장은 2006년 마케팅담당 상무로 승진한 이후 37년의 회사생활 중 21년을 임원으로 보냈다. 미주지역본부장, 중국지역본부장, 마케팅본부장, 경영운영본부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