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앤에프는 지난 한 해 동안 주가가 60% 떨어졌다. /사진=엘앤에프
엘앤에프는 지난 한 해 동안 주가가 60% 떨어졌다. /사진=엘앤에프

2차전지 양극재 제조기업 엘앤에프가 적자와 MSCI 편출 등 겹악재를 이겨내고 주가가 반등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엘앤에프는 전기차 판매 부진과 2차전지 업계 불황으로 인해 지난 한 해 동안 주가가 60% 하락한 바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35분 기준 엘앤에프는 전 거래일 대비 4100원(5.19%) 오른 8만3100원에 거래됐다. 이날 엘앤에프 주가가 상승한 것은 자동차가 미국의 상호 관세 부과 대상에서 예외가 될 수 있다는 소식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에 엘앤에프를 포함한 LG에너지솔루션, POSCO홀딩스 등 2차전지 관련 종목들이 증시에서 일제히 상승했다. 주목되는 것은 이러한 상승세가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다.

엘앤에프는 최근 전기차 수요 부진 우려와 2차전지 업계 불황, 실적 악화 등으로 지속적인 하락세를 겪은 바 있다. 지난 12일에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지수 구성 종목에서도 제외됐다. MSCI 지수는 글로벌 투자 벤치마크 역할을 하며 전 세계적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주가지수로 꼽힌다. 통상 MSCI 지수에서 편출되면 악재로 인식해 주가 하락의 이유가 되기도 한다.

지난 12일 기준 최근 일주일 동안 엘앤에프는 1.13% 하락했다. 한 달 동안은 3.89%, 올해 들어서는 2.47% 떨어졌다. 2차전지 업황이 바닥을 찍었던 지난 한 해 동안은 60.29% 하락했다.


실적도 악화했다. 엘앤에프의 지난해 연결 기준 잠정 실적은 매출액 1조9075억원, 영업손실 5102억원이다. 전년 대비 매출은 58.9%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129.5% 증가했다. 당기순손실은 3675억원으로 전년 대비(2631억원) 적자 폭이 확대됐다.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엘앤에프는 실적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미국 시장 진출 카드를 꺼내 들었다. 엘앤에프는 미국 현지에 리튬인산철(LEP) 배터리 양극재 공장을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규제를 강화하며 현지 생산을 유도하는 정책 기조를 보이자 이를 반영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지 생산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이유도 있다.

아울러 사업 다변화 전략 일환으로 양극재 핵심 원재료인 전구체 내재화도 추진 중이다. 엘앤에프는 LS그룹과의 합작법인인 'LS-엘앤에프 배터리솔루션(LLBS)'을 통해 전구체 생산능력을 확보했고 오는 5월부터 본격적인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엘앤에프는 올해 수익성을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영업이익률 목표치를 2%로 설정했다. 고객사와 수주 확대를 통해 실적 개선은 물론 재고자산 관리 강화를 통해 원재료 가격 변동 리스크를 줄이는 등 안정적인 원가 구조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포트폴리오 다각화도 추진한다. 하이니켈 양극재 사업과 LFP 양극재 사업을 병행해 2027년 기준 하이니켈 양극재 사업 비중을 75%, LFP 양극재 사업 비중을 25%로 설정하겠다는 전략이다.

테슬라를 핵심 고객사로 두고 있는 엘앤에프는 올해 테슬라의 신차 출시 모멘텀 호재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엘앤에프는 테슬라의 신차인 '뉴모델 Y' 배터리의 양극재인 'NCMA95'를 공급한다. NCMA는 니켈, 코발트, 망간, 알루미늄이 혼합된 양극재다. 테슬라 신차가 본격적으로 출하되면 엘앤에프의 양극재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엘앤에프는 올해 1분기 높은 원가와 저조한 가동률로 적자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2월 말부터 테슬라 신규 모델 Y향 NCMA95 제품이 출하되면서 실적 반등이 기대된다"고 했다. 이어 "올해 1분기를 끝으로 올해 3분기부터 흑자 전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철중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 실적 부진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지만 지난 1월부터 글로벌 주문 수령을 시작한 테슬라의 신규 모델 Y향 공급 본격화로 2분기부터 점진적인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수주단에서 고객사 및 제품 다변화가 확인되면 중장기 매출 성장에 대한 가시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