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로보틱스가 최근 5년 동안 지속해서 영업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박정원(오른쪽 두 번재) 두산그룹 회장 등 경영진들이 지난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렸던 CES 2024에서 두산 전시관에 선보인 로봇을 관람하던 모습. /사진=두산그룹
두산로보틱스가 최근 5년 동안 지속해서 영업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박정원(오른쪽 두 번재) 두산그룹 회장 등 경영진들이 지난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렸던 CES 2024에서 두산 전시관에 선보인 로봇을 관람하던 모습. /사진=두산그룹

국내 1위 협동로봇 솔루선 전문기업 두산로보틱스가 실적 부진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최근 5년(2020~2024년) 동안 쌓인 영업적자만 950억원에 육박한다.

두산로보틱스는 매년 매출은 줄고 영업손실은 폭증해 최근 새로 부임한 젊은 CEO(최고경영자) 김민표 부사장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영업이익 뚝뚝, 주가도 털썩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두산로보틱스의 누적 영업적자는 946억원이다.


연도별 영업손실 금액을 살펴보면 ▲2020년 -139억원 ▲2021년 -71억원 ▲2022년 -132억원 ▲2023년 -192억원 ▲2024년 -412억원이다.

2020년 13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뒤 이듬해 손실 폭을 크게 줄였지만 이후 매년 손실 금액이 불어나 지난해에는 전년대비 두 배가 넘는 영업적자를 찍었다.

같은 기간 매출은 들쑥날쑥하며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지 못했다. 이 기간 연도별 매출은 ▲2020년 202억원 ▲2021년 370억원 ▲2022년 450억원 ▲2023년 530억원 ▲2024년 468억원이다.


두산로보틱스는 그동안 다양성을 강점으로 시장을 공략했다. 2015년 출범한 이후 2017년에 첫 협동로봇을 출시했고 최근까지 M·A·H·E 시리즈 등 총 13개 라인업을 갖췄다.

두산로보틱스의 글로벌시장 점유율은 5%대로 ▲덴마크 Universal Robots(36%) ▲대만 Techman(14%) ▲일본 FUNUC(7%)에 이어 4위로 추정된다.

제조, 식음료(F&B),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솔루션을 발굴해 사업 영역도 넓혔다. 2023년 10월에는 교촌에프앤비와 업무협약(MOU)을 맺어 당시 1370여곳의 교촌치킨 매장에 협동로봇을 공급할 수 있는 발판도 구축했다.

주가는 아쉬운 대목이다. 2023년 10월5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된 두산로보틱스는 공모주 청약 당시 약 520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33조원의 증거금을 모았다.

보통주 1주당 공모가는 2만6000원이었고 상장 첫날 6만200원에 거래가 시작됐다. 이후 11만~12만2000원대에 거래되기도 했지만 현재는 7만5000원~7만7000원대를 오간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그래픽=김은옥 기자

김민표 부사장 경영 능력 시험대… 이익개선 기대감

두산로보틱스 반등의 열쇠는 최근 새로 CEO에 선임된 김민표 부사장이 쥐고 있다.

1980년생인 김 부사장은 지난해 두산로보틱스에 합류해 CSO(최고전략책임자)를 맡으며 사업전략과 신사업, R&D(연구개발) 부문을 총괄했다.

김 부사장은 두산로보틱스 IPO(기업공개) 이후 진행한 차세대 로봇 및 지능형 솔루션 개발, 사업모델 개편, 조직문화 트랜스포메이션 등 기업 경쟁력 강화에 몰두했다.

두산로보틱스는 최근의 실적 부진뿐만 아니라 두산밥캣과 분할 합병 무산 이슈 등 악재가 거듭돼 새 리더십을 수혈해 분위기 반전을 꾀한 것으로 분석되는 만큼 김 부사장의 경영능력은 시험대에 올랐다.

악재가 거듭됐지만 증권업계에선 올해 두산로보틱스가 반등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한다.

김성환 부국증권 애널리스트는 "두산로보틱스는 북미에서의 견고한 매출성장과 유럽의 기저효과로 외형성장 지속돼 빠른 이익개선이 가능할 것"이라며 "협동로봇 라인업 확대를 통한 ASP(평균판매단가) 상승 및 수익성이 우수한 솔루션 사업부 매출 기여도 확대로 올해 적자 폭은 크게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