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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협의 끝에 타결한 배달플랫폼 상생안이 시행 일주일을 앞둔 가운데 외식업 각계에서는 여전히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플랫폼, 소상공인, 라이더, 소비자가 모두 손해 보는 정책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은 이달 26일, 쿠팡이츠는 4월1일부터 배달플랫폼 상생협의체 상생안에 따른 차등 수수료를 도입한다.
새롭게 적용되는 중개수수료는 현행 9.8%보다 2~7.8%p 인하된다. ▲매출 상위 35% 이내 업체 7.8%(부가세 별도) ▲상위 35% 초과∼80% 업체 6.8% ▲하위 20% 업체 2.0%를 각각 적용한다.
긴 시간에 걸쳐 어렵게 타결한 상생안이지만 소상공인, 프랜차이즈 등 외식업계에서는 시행을 앞두고 비판과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상생안으로 득 본 사람은 없고 피해자만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플랫폼사는 중개수수료를 최대 7.8%p까지 낮추며 한발 물러섰다는 입장이다. 소상공인은 정액제 요금이 폐지되고 정률제로 수수료가 개편되면서 비용부담이 늘게 됐다. 플랫폼사가 제시한 매출 상위 35%라는 기준도 모호하다고 지적했다.
배달기사(라이더)들은 배달팁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데 향후 더 줄어들 것을 우려하고 있다. 입점업체들이 음식가격을 인상하거나 이중가격제를 적용해 소비자 부담도 증가했다. 이날 배달 커뮤니티에서 한 누리꾼은 "무료배달로 촉발된 배달플랫폼들의 경쟁 과열로 소비자, 소상공인, 라이더, 플랫폼 모두가 손해 보는 구조가 됐다"고 비판했다.
"하루 매출 5만원인데 상위 35%"… 업주들 인증글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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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크게 반발하고 있는 곳은 프랜차이즈 업계와 소상공인 등 외식 업계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고 수수료 7.8%가 적용되는 매출 상위 35% 기준에 의구심을 표했다. "배달플랫폼들이 매출 상위 35%라고만 정했을 뿐 각 구간에 대한 구체적인 분류 기준을 제시하지 않았다"며 "퍼센티지가 아니라 금액별로 구간 가이드를 제시하거나 전체 입점업체들의 구간별 분포 등을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자영업자 커뮤니티에서는 월매출이 높지 않은데 상위 35%로 분류됐다는 인증글도 속출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우리 가게가 상생등급 35% 이내로 확인됐다. 현재 주문 수로 봐서는 전혀 가능성이 없는데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는 글을 올렸다.
이용자들은 "우리 가게도 배민 한달 매출 400도 안 되는데 상위 35%에 들었다" "배민1 기준 하루 5만원 매출인데 상위 35%다" "3개월 동안 54만원어치를 팔았는데 50~85% 구간이 나왔다. 하위 20%인 줄 알았는데 도대체 얼마를 팔아야 하위가 되나" "고객센터에 분류 기준을 문의했는데 내부 규정이라고만 하더라" 등의 댓글을 달았다.
배민 측은 "35%로 적용했을 때 해당 기준에 속하는 업주의 일 매출 최소 금액이 생각보다 낮다고 느끼실 수 있으나 이는 그만큼 더 영세한 업주들이 많다는 의미일 수 있다"면서 "3개월마다 금액 기준이 변경되기 때문에 상세 기준이나 개별 업주 사례에 대해 설명드리기 어려운 점 양해 부탁드린다. 다만 대다수 업주들의 부담이 낮아지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추후 실제로 상생안을 시행하면서 업주들의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겠다"고 덧붙였다.
자영업자들은 배민 본사 앞에서 농성을 하는 한편 쿠팡이츠에는 추가 요구 사항을 전달하며 추가 대화를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