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불진화대원들이 경북·경남 지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진화 과정에서 경험한 열악한 근무 조건을 설명하며 개선을 촉구했다.
3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산림청지회는 서울 종로구 한글회관에서 '산불진화대원이 말하는 산불재난 현장' 기자회견을 열었다.
민주노총 산림청지회는 산불특수진화대의 가장 큰 문제는 체계적이지 않은 교육·훈련과 불안정한 지휘체계라고 지적했다. 신현훈 산림청 삼척국유림관리소 소속 특수진화대원은 "신규 채용자가 정식 교육 없이 현장에 투입되고 필요한 기술은 선배에게 구두로 전수받는다"며 "운영규범 없이 지침만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5개 지방산림청과 27개 국유림관리소가 각각 다른 방식으로 운영돼 일관성이 없는 점도 문제라고 밝혔다.
신 대원은 "산불 현장에서 부상을 입어도 치료비를 스스로 감당하는 경우가 많다"며 "출장비도 없어 하루에 끝날 일을 며칠씩 끌기도 한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위험수당 등 기본적인 수당조차 지급되지 않는 현실은 차별"이라고 비판했다.
노동환경 건강연구소 김원 소장은 "진화대원들은 보호장비 없이 유해 물질이 가득한 산불 현장에 투입돼 암과 심혈관질환에 노출된다"며 "911테러 복구작업에 동원된 인력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지난 2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지난달 21~30일 전국에서 발생한 11개 중·대형 산불로 사망한 사람은 총 31명이다. 이중 경남 산청 산불에 투입된 산불진화대원 2명도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