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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 관세' 정책에 대해 로렌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이 비판의 메시지를 전했다.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재무장관을 지낸 서머스는 지난 6일(이하 현지시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의 상호관세는 역사상 미국 경제에 가한 가장 큰 자해"라며 "(정책이) 전환될 때까지 우리는 심각한 문제를 겪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일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무역상대국에 적어도 10% 관세를 부과하고 대미 무역흑자가 큰 상대국에는 이보다 높은 국가별 상호 관세율을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서머스는 지난 3∼4일(현지시간) 미국 대표 주가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이 10.5% 급락한 것을 언급했다. 서머스는 "관세 데이터도 사용하지 않고 상호 관세율을 계산했다"며 "생물학을 창조론으로 천문학을 점성술로 대체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이번 급락은 1987년 10월 '블랙 먼데이'(-26.4%), 2020년 3월 코로나19 팬데믹(-13.9%), 2008년 11월 금융위기(-12.4%) 당시에 이어 2거래일 기준으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4번째로 큰 하락률이다.
서머스는 "지난주 3일과 4일 이틀 동안 보인 주식 폭락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취한 가장 해로운 경제 정책에 대응한 것"이라며 이 정도 규모로 주가가 내려가면 앞으로도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조심해야 한다는 신호라고 조언했다.
서머스는 이 기간 S&P500 시가총액이 5조 3800억 달러(약 7860조 원) 증발한 것에 대해 "시장에서는 기업 가치가 관세 전보다 5조달러(약 7317조원) 적을 것으로 본다"며 "소비자 손실까지 합치면 30조달러(약 4경4000조원) 정도가 합리적 (타격) 추정치"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모든 유가가 2배로 뛴 것과 같은 경제 손실에 맞먹는다"며 "우리는 이런 일을 본 적이 없다"고 전했다.
또 지난 6일 S&P500 선물이 장중 5% 넘게 급락한 것에 대해선 시장의 실망감을 반영한다며 "2차 대전 이후 미국에서 가장 해로운 경제정책일 가능성이 있는 상호관세에 시장이 반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월가에서도 상호관세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대표적 시장 강세론자인 에버코어 ISI는 S&P500 연말 목표가를 기존 6800에서 5600으로 하향 조정했다. RBC캐피털마켓츠·골드만삭스·바클리·야데니리서치 등도 관세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S&P500 연말 목표가를 낮춘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