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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 기업 청담글로벌이 미용 의료 자회사 바이오비쥬 상장에 따른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나온다. 3년 전 청담글로벌 상장에 이은 중복 상장 지적에도 알짜 자회사 지분 매각에 나선 셈이기 때문이다.
17일 기업금융(IB) 업계에 따르면 바이오비쥬는 공모 과정에서 낮은 오버행(잠재 매도 물량) 우려, 높은 공모가 할인율 등으로 주목받았다. 모집하는 30만주가 전량 신주이고 상장 첫날 유통가능 물량이 28.16%로 낮은 편이다. 기존 주주 주식을 내놓는 구주매출이 없고 매도 가능 물량이 낮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에서 주식 보유 의사가 높다는 평가다.
공모가에도 긍정적 시각이 반영됐다. 바이오비쥬는 지난달 23~29일 기관 수요예측으로 공모가를 희망 상단인 9100원으로 결정했다. 참여 기관 가운데 2171곳이 9100원을 제시했고 그 이상을 기재한 곳도 277곳에 달했다. 18곳은 미제시했고 9100원 아래를 제시한 곳은 없었다.
애초 공모가에 적용한 주가수익비율(PER)이나 할인율이 모두 양호했다. 공모가 희망범위 8000~9100원은 유사기업 6개사 PER 25.5배를 적용한 평가주가 1만3342원에 31.42~39.67%를 할인한 것이다.
지난 1월 상장한 미용 의료기기 기업 아스테라시스는 PER 31.9배에 할인율 13.7~25.0%를 적용한 바 있다. 공모가는 희망 상단이었던 4600원이었고 이날 주가는 공모가 대비 105.4% 오른 9450원에 마쳤다.
모회사 청담글로벌 상황은 딴판… 주가, 3년전 공모가 보다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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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주주가 바이오비쥬 주식을 기업 가치 대비 낮은 가격에 매수할수록 기존 지배주주인 청담글로벌에는 손해다. 청담글로벌이 지닌 바이오비쥬 지분은 현재 63.99%에서 상장 뒤 50.85%로 줄어든다. 사실상 지분 매각이다.
자회사 상장 전부터도 시장에서는 이날 기준 5840원인 회사 주가가 3년 전 상장 당시 공모가 6000원을 밑돌아 주주친화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제기하는 상황이다.
코스닥 상장사인 청담글로벌은 바이오비쥬 지분을 줄이는 상장 대신 자사 유상증자 등을 택할 수 있었다. 똑같이 주식을 발행하더라도 상장보다는 유증이 필요 절차나 비용이 적을 뿐 아니라 이번에 지적됐던 모회사·자회사 중복 상장 논란을 감수하지 않아도 된다. 다수 중복 상장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원인 중 하나로 지목돼 시장과 당국이 예민하게 보고 있다.
그러나 유증을 하면 청담글로벌 경영권 방어가 취약해진다. 최대주주인 최석주 대표이사 청담글로벌 지분은 지난해 기준 40.67%다. 바이오비쥬 공모금 273억원을 시가총액 1200억원대인 청담글로벌 유증으로 조달하면 최 대표 지분이 30%선으로 떨어진다. 이사회 의결권 부족 등 경영권 공격을 받을 위험이 커지는 셈이다. 유증은 시장에서 회사 자금이 여의치 않다는 부정적 신호로도 읽힌다.
'왜 청담글로벌 유증 대신 바이오비쥬 상장인가'라는 물음에 청담글로벌 관계자는 "바이오비쥬가 지난해 상장을 준비한 것으로 아는데 자회사기는 하지만 내부 이야기를 자세하고 정확하게 알지는 않는다"면서 "바이오비쥬에 문의해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답했다.
바이오비쥬 관계자는 "수출 기업 입장에서 상장은 자금 조달만이 전부는 아니다"라며 "글로벌 에스테틱 기업으로 한 단계 점프업하기 위한 대외 신인도 제고에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제 주식 발행 규모도 전체 주식 19% 정도로 크지 않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