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그룹이 스타키스트에 대한 기업가치 산정 작업에 나서면서 HMM 인수전을 앞두고 자금 조달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사진은 동원산업 사옥./사진=동원산업

동원그룹이 동원산업의 미국 자회사 스타키스트의 기업가치 산정 작업에 착수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앞서 고배를 마셨던 HMM 인수전 재참전을 염두에 둔 작업으로 보고 있다. 2년 새 훌쩍 뛴 HMM 몸값을 감당하고자 가용 자산을 활용한 실탄 마련에 속도를 내는 흐름이라는 해석이다.

동원산업은 20일 "그룹 지주사로서 미래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복수의 인수합병(M&A)을 검토 중"이라며 "이를 위한 자금조달 차원에서 스타키스트의 가치산정을 외부 평가기관에 의뢰해 평가받아 보려고 계획하고 있으며 금융기관으로부터 조달 가능 규모도 같이 검토 중"이라고 공시했다.


이번 공시는 동원산업이 스타키스트 기업가치를 약 2조원으로 평가하고 지분 전량을 계열사인 동원F&B에 넘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이뤄졌다. 스타키스트는 지난 2008년 동원그룹에 인수된 미국의 참치캔 제조사다. 매각이나 계열사 이전 등이 이뤄질 경우 동원산업은 상당한 규모의 유동성을 확보해 HMM 인수전에 대비한 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동원산업은 "현재로서는 스타키스트를 실제 매각할지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향후 구체적인 사항이 결정되는 시점이나 1개월 이내에 재공시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동원그룹이 HMM 인수전에 대비해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작업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동원그룹은 2023년 12월 HMM 1차 인수전에 나섰으나 매각가 2000억원 차이로 하림그룹에 밀려 탈락했다.


이후 하림의 인수가 무산되면서 HMM은 현재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 등 채권단 관리 체제에 있다. 산업은행이 최근 HMM 매각을 위한 기업가치 제고 실사에 착수하면서 2차 인수전의 막이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동원그룹의 창업주인 김재철 명예회장은 HMM 인수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김 명예회장이 HMM 2차 인수전을 대비해 동원그룹 내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직접 지시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변수는 해운업 호황과 주가 상승으로 HMM의 몸값이 1차 인수전 당시보다 많이 올랐다는 점이다. 이날 기준 HMM의 시가총액은 19조 7608억원이다. HMM 인수전에는 동원그룹 외에도 포스코그룹이 의지를 내비친 상태다. 동원그룹이 자금 확보에 성공해 최종 승자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