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현 메리츠화재 대표가 프라이싱 전략 강화를 강조했다./사진=메리츠화재

김중현 메리츠화재 사장이 최근 손해보험시장에서 논란이 된 간병보험 한도 확대를 두고 강력한 비판을 쏟아냈다.

올해 3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GA(법인보험대리점) 컨퍼런스에서 '업계 1위' 발표 후 내놓은 두 번째 CEO(최고경영자) 메시지는 여전히 공격적이었다.


이번 메시지에서 김 사장은 출혈 경쟁보단 시장 수익성을 중심에 둔 선택과 집중을 이어가겠다며 메리츠화재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김 사장은 CEO메시지를 통해 "(경쟁사들이) 간병보험 보장한도를 확대하는 등 출혈경쟁을 벌일 때 (메리츠화재는) 동참하지 않았다"며 " 프라이싱(보험료 결정과 책임준비금 산출·검증)정책을 이어가 수익성을 지킬 것"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김 사장의 발언은 최근 논란이 된 간병보험 보장 한도 축소를 정조준 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말 손보사들은 간병보험 손해율 급등에 따라 어린이 간병인 사용일당에 이어 성인 간병인 사용일당 특약의 보장 한도를 줄줄이 축소했다.

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은 기존 15만원에서 5만원으로 낮췄다.

DB손보는 간병비 최대 한도는 15만원(15세 이하)으로 유지하되, 한 달에 내는 보험료가 5만원 이상이어야 간병비 8만원 이상을 보장한다는 조건을 추가했다. 이전에는 2만원대 보험료도 해당 특약에 가입할 수 있었다.

메리츠화재 경우 지난해 4분기부터 이를 5만원 한도로 유지하고 있다.

손보사들이 간병인 사용일당 축소에 나선 것은 간병보험 손해율이 급격히 높아진 결과다.

간병보험 주요 특약 중 하나인 간병인 사용일당은 입원 기간 간병인을 고용하면 정해진 금액을 지급하는 것이다.

지난해 9월 삼성화재가 간병인 사용일당의 하루 보장한도를 15만원에서 20만원으로 상향한 이후 DB손보, 현대해상, KB손보, 메리츠화재 등도 일제히 같은 금액으로 한도를 높였다.

간병보험 판매 경쟁으로 보장 한도가 오르자 일각에서 간병인을 불필요하게 고용하거나 허위로 간병비를 청구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도덕적 해이 문제가 지적됐다.

일부 보험사의 경우 어린이 간병인 사용일당 담보 손해율이 600%까지 급등하고 성인 간병인 사용일당 손해율도 300∼400%에 달하는 등 손해율이 급속히 악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김 사장은 메리츠화재만큼만은 단순 출혈경쟁은 지양한다는 영업 전략을 확고히 언급했다.

그는 "회사 가치의 극대화를 지향하고 단순 매출경쟁을 지양하는 것이 우리의 기본 전략"이라며 "매출 규모는 종속 변수일 뿐 별달리 고려하지 않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