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뉴스1) 서장원 기자 = 롯데 자이언츠 새 외국인 투수 알렉 감보아가 KBO리그 데뷔전에서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탈삼진 능력은 빛났지만 삼성 라이온즈표 '뛰는 야구'에 호되게 당했다.
감보아는 2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4⅔이닝 5피안타 9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직구와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총 89구를 던졌다.
감보아는 롯데가 부상당한 찰리 반즈를 방출하고 새로 데려온 투수다. 메이저리그(MLB) 경험은 없지만, 마이너리그에서 통산 131경기(선발 41경기)에 출전했다.
롯데 구단은 감보아에 대해 "선발 투수 경험이 풍부하며, 높은 타점에서 구사하는 평균 구속 151㎞의 강속구가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좌완 투수로서 빠른 구속과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바탕으로 KBO리그에서 좋은 기량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태형 롯데 감독도 이날 경기를 앞두고 "반즈 대신 데려온 투수 아닌가. 1선발의 역할을 해줘야 한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감보아는 1회 이재현에게 안타를 맞긴 했지만 최고 155㎞에 달하는 강속구와 140㎞가 넘는 고속 슬라이더, 그리고 커브를 섞어 던지면서 무실점으로 이닝을 막았다.
순항할 것 같던 감보아는 2회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빅이닝을 헌납했다.
선두 타자 김영웅을 삼진 처리한 뒤 강민호에게 안타를 맞은 감보아는 류지혁에게 땅볼을 유도해 강민호를 포스아웃시키면서 아웃카운트 하나만을 남겨뒀다.
하지만 감보아는 이닝을 끝내지 못했다.
박승규에게 우전 안타를 맞은 뒤 이성규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주고 만루 위기를 자초한 감보아는 후속 타자 김지찬의 타구를 직접 잡아 1루에 던진 것이 뒤로 빠지면서 추가 실점했다. 설상가상으로 롯데 수비가 2루로 송구한 사이 3루에 도달한 박승규까지 홈으로 파고들면서 순식간에 2실점 했다.
김지찬의 빠른 발을 의식한 감보아의 급한 송구와 순간적인 롯데 수비의 판단 미스가 아쉬운 실점으로 이어졌다.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제구가 흔들린 감보아는 이재현에게 볼넷을 내주고 다시 만루 위기를 맞았는데, 이번엔 투구폼이 실점의 빌미가 됐다. 투구 전 허리를 90도로 숙이는 감보아의 루틴을 파악한 삼성이 허를 찔렀다.
김성윤 타석에서 3루 주자 이성규가 감보아가 허리를 숙이는 사이 재빨리 홈으로 달렸고, 득점에 성공했다. 이 사이 2루 주자와 3루 주자 모두 한 베이스씩 이동해 역대 9번째 삼중 도루를 완성했다.
여기에 폭투로 4번째 실점을 한 감보아는 김성윤을 삼진 처리하며 어렵게 2회를 마쳤다.
이후 감보아는 허리를 숙이는 동작을 하지 않고 공을 던졌고, 5회 2사까지 무실점 피칭을 했다. 경기 전 "감보아 투구 수는 90구를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김태형 감독은 89구가 되자 감보아를 김강현으로 교체했다.
승계주자가 1, 2루에 있는 상황에서 올라온 김강현이 강민호를 범타 처리하면서 감보아의 자책점도 더 이상 올라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