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성장 잠재력이 큰 폴란드가 기업 투자 유치에도 적극적이다. 사진은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 소재 국회의사당 앞에 걸린 EU 깃발(가운데)과 폴란드 국기. /사진=로이터

유럽에서 주목 받지 못했던 폴란드가 최근 국내 기업에게 유망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다. EU(유럽연합) 평균을 상회하는 경제성장률과 함께 양질의 노동인구를 갖춘 폴란드는 해마다 FDI(외국인 직접투자) 유치금액도 증가하는 등 우리에게 '기회의 땅'으로 불린다.

폴란드 정부는 국내 산업 육성과 고용 증대를 위해 '2011~2030 폴란드 주요 투자 프로젝트 지원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 주요 투자 프로젝트에 대해 지역별로 25~50%의 법인세 감면 혜택을 제공하는 등 신규 투자 유치에 적극적이다. 이 같은 투자 인센티브 덕분에 폴란드 FDI(외국인 직접투자) 유입금액은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UN(국제연합) Trade(무역)에 따르면 2014~2023년 폴란드의 FDI 유입금액은 연평균 8.1%의 늘었다. 2014년 140억3000만달러(약 19조4000억원, 현재 환율 기준)였던 폴란드의 FDI 유치금액은 2022년 310억5000만달러(약 42조9000억원)에 달한다.

폴란드가 해외 기업들에게 매력적인 투자처로 꼽히는 이유는 풍부하고 질 좋은 노동력에 있다. 폴란드는 2024년 기준 ▲독일(8327만명) ▲프랑스(6602만명) ▲이탈리아(5870만명) ▲스페인(4747만명)에 이어 5위의 인구(4022만명)를 가진 나라이며 이 가운데 61%가 생산 가능 연령(15~64세)에 속한다. 생산 가능 연령 국민 92% 이상이 중등교육 이상을 이수했고 이 가운데 120여만명은 대학교육도 받았다.

폴란드는 위기 대처 능력도 뛰어나다는 평가다.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와 2020년부터 불어닥친 코로나19 팬데믹,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로 이른바 3고(고환율·고물가·고유가) 위기를 여러 차례 겪었지만 이겨내고 내실을 다졌다.


인근 유럽 국가로의 뛰어난 접근성과 우수한 공급망, 숙련된 노동시장 구축을 통해 경기 하강 국면에도 FDI 유치 증가를 이뤄냈다는 분석이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풍부한 성장 잠재력, 첨단산업 정조준

폴란드는 2023년 EIB(유럽투자은행)로부터 약 51억유로(약 8조2490억원)의 금융 지원을 받았다. 폴란드는 이를 통해 첨단산업 혁신 프로젝트 추진과 각종 인프라 개발, 소비재 산업 유치, 친환경 에너지 전환 등에 힘을 쏟고 있다.

과거 폴란드 산업구조는 농업 7.2%, 제조업 30.8%, 서비스업 51.6% 였지만 최근 첨단산업으로 눈을 돌렸다. 자동차, IT(정보기술), 첨단 기계 등 기존 산업에 혁신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고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친환경 산업 전환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경제 성장은 소득수준 향상으로 이어졌고 건강·미용·레저에 대한 수요도 빠르게 늘었다. 이에 고품질 소비재 시장이 급성장해 국내 관련기업이 주목하고 있다.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는 K팝과, 드라마, 영화 등 다양한 한류 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해서 인기를 끌며 폴란드 20~30대 젊은층 사이에서도 밀키트·화장품 등 한국 소비재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폴란드 정부는 4차 산업에 대응하기 위해 사이버 물리 시스템, 로보틱스, 3D 프린팅 등 스마트 팩토리 도입도 장려하고 있어 관련 국내 기업에게는 기회다.

교통·물류 인프라 개선을 위해 EU 지원금을 활용하고 신공항과 도로 및 철도 건설에도 막대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동·서 유럽을 잇는 중앙 교통 허브 등극을 위한 프로젝트와 함께 주요 도시를 연결하는 고속철도 프로젝트(HSR)도 추진 중이어서 불황 장기화에 직면한 국내 건설업계가 신시장 개척을 위해 주목할 만하다.

친환경 에너지 정책 2040(PEP 2040)에 따라 2030년까지 석탄 발전 비율을 56%로 줄이고 2049년까지 석탄 사용을 완전히 중단하겠다는 계획을 세워 국내 친환경에너지 기업도 관심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