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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송도국제도시 아파트에서 사제총기로 아들을 살해한 60대 총격범이 아들 가족이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날 범행을 저질렀으며 온 가족을 살해하려고 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2일 뉴스1에 따르면 송도 총기 사건 유족 측 입장문에서 유족 측은 "피의자 A씨(62)는 피해자(아들 B씨)와 함께 그 자리에 있던 며느리와 손주들을 모두 살해하려고 했다"면서 "A씨는 생일파티를 마치고 함께 케이크를 먹던 중 '편의점에 잠시 다녀온다'고 말을 하고는 총기가 들어 있는 가방을 들고 올라와서 B씨를 향해 총을 두 발 발사했다. 이후 B씨 지인에게도 두 차례 방아쇠를 당겼으나 불발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A씨는 아이들을 피신시키고 숨어있던 며느리가 잠시 피해자를 구조하기 위해 방 밖으로 나왔을 때, 총기를 다시 재정비하고 며느리에게 소리를 지르며 추격했다. 며느리가 다시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아이들이 숨어있는 방문을 잠그자 여러 차례 개문을 시도하며 나오라고 위협했으나 개문에는 실패했다"면서 "A씨는 아들인 B씨뿐만 아니라 그 자리에 있던 모두를 대상으로 무차별적인 살인을 계획하고 이를 실행했다. 총기의 문제로 미수에 그친 것으로, 만약 총기가 작동했다면 당시 그 자리에 있는 모두가 사망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유족 측은 A씨가 25년 전 부인과 이혼한 후에도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며 함께 살았으며 아들 B씨가 이혼 사실을 안 것은 8년 전이라고 밝혔다. 유족 측은 "A씨는 B씨의 모친과 25여 년 전 A씨의 잘못으로 이혼했으나, B씨 모친은 B씨에게 이혼 사실을 알리지 않았으며 B씨가 혼인할 때까지 A씨와 사실혼 관계로 동거하며 헌신했다"라며 "B씨 모친은 B씨가 혼인한 이후인 지금으로부터 8년 전 비로소 B씨에게 이혼 사실을 알렸지만, 아들이 이혼 사실을 알게 됐다는 사정을 A씨가 알게 되면 받을 심적 고통을 배려하고자 B씨에게는 이혼 사실을 B씨가 알고 있음을 내색하지 말라고 당부했다"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아들 B씨 부부는 사건 당일까지도 A씨에게 이혼 사실을 알고 있다는 내색을 하지 않았다.
아울러 유족 측은 "우리 가족은 한순간에 삶이 무너졌고 남겨진 아이들은 사랑하는 아빠를 잃은 상처와 두려움 속에 하루하루를 버텨내고 있다"며 "유족들이 더 이상 근거 없는 추측으로 고통받고, 피해자의 억울한 죽음이 왜곡되지 않도록 향후 이 사건 사고와 관련된 보도를 자제해 주시라고 간곡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 20일 밤 9시31분쯤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한 아파트 33층에서 아들인 B씨(33)에게 사제총기를 격발해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현장에는 며느리와 손자 2명, 지인도 있었다. 아들 가족은 A씨의 생일잔치를 열고 다음 날인 21일 미국으로 출국할 계획이었다. A씨 범행 당시 집에 함께 있었던 B씨 아내와 자녀들도 동행할 예정이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격발한 3발 중 2발은 B씨 가슴에, 나머지 1발은 문에 맞았다.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진 B씨는 끝내 숨졌다. 또 A씨는 자신이 사는 서울 도봉구 쌍문동 아파트 자택에 시너가 담긴 페트병, 세제통, 우유통 등 인화성 물질 15개와 점화장치를 설치해 폭발시키려고 했던 혐의도 받는다. 그는 21일 정오에 불이 붙도록 타이머를 설정해놨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 범행 동기를 '가정불화'라고 보고 있으나,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았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알려고 하지 마세요"라고 진술했다. A씨는 과거에 총기 관련 직업을 가진 적이 없으며 현재는 무직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