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의 새로운 사령탑 그레이엄 아놀드는 호주 대표팀을 이끌고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까지 올랐다. ⓒ AFP=뉴스1

(서울=뉴스1)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 우리 시간으로 6일 새벽에 열리는 이라크전은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할 수 있는 경기다.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3차 예선 여정의 마침표를 찍고 '11회 연속 본선 진출'이라는 금자탑을 세울 수 있는 중요한 무대다. 본선행 티켓만 바라보면서 달려왔으니 이보다 더 큰 동기부여는 없다.

한국의 상대 이라크도 이번 경기의 의미가 아주 크다. 홈 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새로운 감독이 데뷔전을 치른다. 감독도, 감독의 눈도장을 받아야하는 선수들도 평소보다 투지가 강할 경기다. 한국이라는 대어를 낚으면 자신들도 본선 직행의 가능성이 커지니 의욕 충만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6일 오전 3시15분(한국시간) 이라크 바스라 국제경기장에서 이라크를 상대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9차전을 치른다. 이 경기 후 10일 한국에서 열리는 쿠웨이트와의 최종전으로 예선을 마무리한다.

4승4무 승점 16으로 B조 선두를 달리고 있는 한국은 2위 요르단(승점 13), 3위 이라크(승점 12)에 3점 이상 앞서 있어 남은 2경기에서 승점 1점만 추가하면 자력으로 북중미행 티켓을 손에 넣는다. 3차예선은 각조 1, 2위가 본선에 자동진출하고 3, 4위는 4차 예선을 치러 추가 합류팀을 가린다.

현재 3위 이라크는, 5위 팔레스타인(승점 6)과 6위 쿠웨이트(승점 5)와의 격차가 커 4차 예선은 사실상 보장됐다. 동시에 2위 이내로 진입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6일 한국을 상대하는 이라크는 마지막 10차전에서 요르단과 만난다. 자신들보다 앞서 있는 팀들과 대결이 이어지는데, 부담스럽지만 동시에 순위를 바꿀 수 있는 기회다. 이라크축구협회가 이 중요한 2연전을 앞두고 사령탑을 바꾼 이유다.


2024년 10월 한국에서 경기한 이라크와 지금의 이라크는 여러모로 다를 가능성이 높다. ⓒ News1 구윤성 기자

3차 예선을 스페인 출신의 헤수스 카사스 감독 체제로 시작한 이라크는 한국과 함께 B조 1, 2위를 다툴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예선 내내 기대에 미치지 못해 자국 내 여론이 악화됐고 급기야 지난 3월 쿠웨이트와 2-2로 비기고 약체 팔레스타인에 1-2로 패해 조 3위로 밀려나자 '경질'이라는 철퇴가 떨어졌다.

4월 카사스와 계약을 해지한 이라크축구협회는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지도자를 물색했고 호주 대표팀을 오래 이끌었던 그레이엄 아놀드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아놀드 감독은 2017년 7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7년 동안 호주를 이끈 장수 감독이다.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서는 호주를 16강까지 이끌었으며 대한축구협회가 클린스만 감독 후임을 찾을 때 홍명보 감독과 함께 최종 후보까지 오른 지도자다.

이라크가 3차 예선이 막바지로 향하는 상황에서 지도자를 교체한 것은, 아직 다이렉트 진출 가능성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혹 직행 티켓을 놓치더라도 4차 예선을 대비해야한다. 일단 가라앉은 분위기를 바꿔야하는데, 그 데뷔전이 바로 한국전이다.

우리 입장에서는 썩 달갑지 않은 조건이다. 짧은 기간 동안 이라크이 색깔을 확 바꾸긴 어렵겠지만, 그래도 자료가 축적되고 직접 경험도 해본 '카사스 체제'와는 다른 팀과 겨뤄야하니 홍명보호 입장에서는 대비할 거리가 더 많을 수밖에 없다. 홈팬들 앞에서 '다시 해보자' 솟구칠 기세도 신경 쓰인다.

이라크전 무승부면 북중미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다. 이번 예선에서 단 한 번도 패한 적 없는 홍명보호이기에 가능성은 꽤 높다. 외부 전망은 그럴 수 있어도, 선수단은 작은 안일함까지 버려야한다. 상대 이라크는 지금 이겨야할 이유들이 수두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