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호 태풍 '갈매기'가 필리핀 중부를 강타하면서 최소 66명이 숨지고 13명이 실종됐다.
5일(이하 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태풍 갈매기는 지난 4일 새벽 상륙해 최대 풍속 시속 165㎞로 필리핀 중부를 통과했다. 이번 태풍으로 필리핀 중부 지역에는 대규모 홍수와 정전 사태가 빚어졌다.
필리핀 재난 당국은 이번 태풍으로 최소 66명이 사망했고 13명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사망자 중에는 북부 민다나오섬 아구산델수르에서 태풍 피해 복구를 지원하던 중 추락한 군용 헬기 탑승자 6명도 포함됐다.
아울러 비사야스 지역 전역과 남부 루손섬 일부, 북부 민다나오 일부 지역에서 주민 20만명 이상이 대피했다. 중부 세부섬에서는 도시 전체가 물에 잠기고 차량과 대형 컨테이너까지 급류에 휩쓸렸다. 태풍 상륙 전 24시간 동안 세부 일대에는 183㎜ 폭우가 쏟아졌다. 이는 해당 지역 월 평균 강수량(131㎜)을 웃도는 수치다.
세부 주지사 파멜라 바리쿠아트로는 "세부 상황은 정말 전례 없는 수준"이라며 "강풍이 위험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물이 주민들을 위협하고 있다. 홍수 피해가 매우 심각하다"고 전했다.
세부에서는 어린이 두 명 시신이 발견됐으며 구조대는 여전히 고립된 주민들을 수색 중이다. 인근 레이테주에서는 한 고령 주민이 자택 위층에서 익사한 채 발견됐다. 보홀주에서는 나무에 맞아 숨진 남성도 확인됐다.
태풍 갈매기는 남중국해를 향해 이동 중이며 남중국해 상에서 다시 세력을 회복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