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일요일 밤 9시 20분에서 활약하며 자리를 잡아가던 '개그콘서트'가 심야시간대로 방송 시간을 다시 옮기게 돼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KBS 2TV '개그콘서트'는 지난 8일 방송에서 오는 15일부터 오후 11시 20분으로 편성 시간을 옮기게 됐음을 알렸다. 방송 재개 후 줄곧 심야 시간대에 편성이 되다 지난 3월 오후 9시 20분으로 편성을 옮기며 활약을 이어오던 '개그콘서트'였기에 많은 시청자들이 아쉬움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특히 오후 9시 시간대는 '개그콘서트'에게는 상징적인 시간대다. 지난 1999년부터 방송 중인 '개그콘서트'는 2001년부터 일요일 오후 8시 50분으로 편성을 옮기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이후 일요일 오후 9시는 '개그콘서트'를 상징하는 시간대로 굳혀졌다.
하지만 2020년 종영 후 2023년 다시 방송을 시작했을 때부터 '개그콘서트'는 오후 9시 시간대가 아닌 심야 시간대로 편성되면서 시청률 반등에 다소 힘이 부치는 모습을 보였다. 유튜브에서는 큰 화제성을 보이고,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도 단기간에 70만 명을 돌파했지만 시청률은 1%대를 유지하면서 화제성과 시청률이 상이하게 나타나는 현상이 있기도 했다.
이후 '개그콘서트'는 지난 3월 16일 방송부터 다시 오후 9시 20분 시간대로 복귀하면서 시청률이 반등하기 시작했다. 주로 3% 초반대의 시청률을 보였으며, 지난 8일 방송에서는 2.8%의 수치를 보이기도 했다.
시청자들의 호평도 이어졌다. 33기 코미디언과 34기 코미디언의 새로운 피 수혈 이후 세대 교체를 성공하기 시작했다는 평과 신선한 웃음들이 주를 이루게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개그콘서트'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는 83만 명을 돌파하면서 제대로 자리를 잡아가는 모습이 나타났다.
특히 지난 5월 어린이날 특집 녹화는 방청 신청자 수가 2만 명을 넘어서며 본격적인 '대세' 흐름을 타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개그콘서트'는 새롭게 시작하는 예능 프로그램 '크레이지 리치 코리안'이 9시 시간대로 들어오면서 상징적인 자리를 내주게 됐다. 상승세를 타고 있던 시점이었기에 많은 시청자들이 볼멘소리를 냈다.
'개그콘서트'의 특성상 주 시청층이 10대 20대로 형성되어 있는데 심야 시간대로 옮긴다는 건, 자연스럽게 시청률 하락으로 직결될 수도 있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또한 '크레이지 리치 코리안' 종영 후에는 8월부터 마동석 주연의 '트웰브'를 토일드라마로 정규 편성하기에 빠른 시일 내에 오후 9시 시간대 복귀를 이뤄낼 수도 없다. 그렇기에 계속해서 '개그콘서트'가 심야 시간대에 자리 잡게 된다면 추가 시청자 유입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시선이다.
선, 후배 개그맨들의 활약과 추억의 코미디언들이 깜짝 복귀 무대 펼치는 등 최근 새로운 시도로 완벽한 부활을 알렸던 '개그콘서트'. 과연 심야 시간대로 옮긴 '개그콘서트'가 힘든 상황 속에서도 지금과 같은 활약을 유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