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 도스토옙스키의 명작 '죄와 벌'이 오늘날 한국 사회의 이야기로 재창작돼 무대에 오른다.
소리극 '죄와 벌'이 오는 7월 17일과 18일 이틀간 서울 동대문구 김희수아트센터 스페이스 1(SPACE 1)에서 관객과 만난다. 전통공연예술단체 '판소리공장 바닥소리'와 젊은 예술가 집단 '창작집단 라스(LAS)'가 의기투합해 만든 작품이다.
이 작품은 법대생 '선호'의 시선을 통해 불평등한 사회 속 인간의 내면과 고뇌를 다룬다. 선호는 등록금을 감당하지 못해 밀린 방세와 끼니 걱정 속에 하루하루를 버텨낸다. 성실한 이들은 가난에 시달리고, 탐욕스러운 전당포 주인은 부를 움켜쥔 현실을 목도하면서, 그의 마음에는 '세상은 왜 이토록 불공정한가'라는 질문이 싹튼다.
공연은 판소리뿐 아니라 인간의 숨결과 음색, 악기의 떨림, 정적 속 몸짓 등 무대 위 모든 '소리'를 언어로 삼아, 벼랑 끝에 선 인간의 내면을 예리하게 파고든다.
연출은 시대의 정서를 예민하게 포착하는 이기쁨이 맡는다. 연극 '나는 재미있는 낙타예요', 소리극 '체공녀 강주룡' 등에 출연한 정지혜, 판소리 '적벽'의 소리꾼 강나현, 연극 '줄리엣과 줄리엣' 등에서 주목받은 김희연이 출연한다.
판소리공장 바닥소리 관계자는 "'죄와 벌'은 단순한 고전의 재현을 넘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무엇을 '죄'라 부르고, 무엇을 '벌'이라고 인정할 수 있는지를 묻는 공연"이라며 "관객들은 보다 진실한 시선으로 '정의'와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