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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의약품 관세 예고 이후 주가가 흔들렸던 SK바이오팜이 반등 채비에 나섰다. 핵심 제품인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가 국내 신속심사에 돌입하고 미국 내 성장세가 주가 반등의 발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바이오팜 주가는 이날 종가 기준 9만800원을 기록했다. SK바이오팜 주가는 지난달 7일 트럼프 대통령이 의약품 관세를 예고한 여파로 10만원대가 무너지고 8만~9만원대에서 등락을 반복하다 이달 초부터는 2주가량 9만원대에 안착해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주력 제품인 세노바메이트의 향후 모멘텀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세노바메이트를 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GIFT) 품목으로 지정했다. 이 제도는 일반 심사(근무일 기준 120일)보다 25% 단축된 90일 내 허가 여부를 결정하는 제도로, 국내 출시 시점이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세노바메이트는 이르면 다음 달 국내 허가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출시는 동아에스티가 담당하며 출시 시점은 2027년으로 예상된다. SK바이오팜은 현재 세노바메이트의 일본·중국 진출을 목표로 아시아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탄력 받은 세노바메이트… 20분기 연속 성장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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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노바메이트는 SK바이오팜이 자체 개발해 미국에서 허가와 판매까지 이룬 신약이다. 201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아 2020년 엑스코프리라는 제품명으로 미국 시장에 출시됐다. 출시 2년 만인 2022년 매출 1692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연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2023년 2708억원을 기록했고 지난해 4387억원으로 전년 대비 62% 증가했다. 올 1분기 매출은 13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 늘었다. 이는 전체 매출의 92%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증권가에서는 올 2분기에도 성장세가 지속돼 20분기 연속 성장을 이룰 것으로 보고 있다.
세노바메이트는 올 1분기 월평균 신규 환자 처방 수(NBRx)가 처음으로 1600건을 넘어서며 본격적인 성장세에 접어들었다. SK바이오팜은 올해 미국에서 DTC(Direct-to-Consumer) 광고를 강화하며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적응증 및 연령층 확대를 통한 시장 확장도 추진 중이다. 연내 전신발작(PGTC) 적응증에 대한 임상 3상 톱라인 결과 확보와 함께 소아 환자 대상 현탁액 제형의 신약허가신청(NDA)을 제출할 예정이다.
SK바이오팜은 세노바메이트 판매 수익을 바탕으로 방사성의약품(RPT), 표적단백질분해(TPD) 등 신규 모달리티로의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7월 홍콩 풀라이프 테크놀로지스로부터 RPT 후보물질 SKL35501을 기술도입한 뒤 전임상에 착수했다. 2023년에는 프로테오반트 인수 이후 TPD 플랫폼 기술을 구축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의약품 관세 이슈로 인한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게 증권가 시각이다. 정희령 교보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관세 부과에도 불구하고 SK바이오팜의 경우 생산 사이트의 FDA 승인을 확보해두고 세노바메이트가 메디케어 지출금액 상위 약물에 포함되지 않아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보수적으로 원료의약품(API)부터 관세가 부과된다고 하더라도 해당 관세율만큼만 마진이 감소돼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추정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최근 주가 하락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며 현재 단기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되는 구간"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