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천=뉴스1)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 대한민국 배드민턴 레전드 박주봉 감독 체제 하에서 처음으로 합숙 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셔틀콕 여제' 안세영이 거듭 "지지 않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올 시즌 승승장구하고 있음에도 그는 만족 없이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안세영은 17일 충북 진천군 진천선수촌 오륜관에서 진행된 배드민턴 대표팀 소집 이틀 째 훈련을 실시한 후 기자들과 만나 새로운 감독과 함께 하는 대표팀 분위기와 자신의 향후 각오 등을 전했다. 16일부터 진천선수촌에 모인 선수들은 29일까지 2주간 집중 훈련을 실시한다.
지난해 파리 올림픽 이후 안팎의 내홍을 겪었던 배드민턴 대표팀은 지난 4월 '전설' 박주봉 감독을 사령탑으로 선임하며 새로운 출발을 시작했다. 하지만 한동안은 '안방'에서 훈련할 기회가 없었다.
박 감독 부임 후 곧바로 세계혼합단체선수권대회(수디르만컵)를 비롯해 싱가포르 오픈과 인도네시아 오픈 등 국제대회에 참가한 탓이다.
진천선수촌에서 박주봉 감독 지도 아래 처음으로 훈련을 받고 있는 안세영은 "우선, 정말 힘들다. (다음 주까지 해야 하는데)이번 주는 과연 버틸 수 있을까 의문이 들 정도"라고 웃은 뒤 "훈련은 누구에게나 힘들다. 하지만 결국 버티고 이겨내야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다. 끝까지 잘 버텨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2025 시즌 안세영은 '무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안세영은 지난 8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끝난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1000' 인도네시아오픈 결승에서 랭킹 2위 왕즈이(중국)를 2-1(13-21 21-19 21-15)로 꺾고 대회 정상에 올랐다. 올해 5번째 국제대회 개인전 우승이었다.
안세영은 앞서 말레이시아오픈, 인도오픈, 오를레앙 마스터스, 전영오픈 정상에 오르며 '셔틀콕 여제'다운 위용을 떨쳤다. 비록 6월초 열린 싱가포르오픈에서는 8강에서 천위페이에게 패해 중도하차했으나 인도네시아오픈 우승으로 다시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흡 잡을 것 없는 행보지만 안세영은 만족이 없었다.
그는 "이전에는 내가 상대방에 대한 분석을 많이 했었는데, 지금은 상대가 나를 철저하게 분석하다보니 어려움이 있다. 경기를 준비하면서 생각이 더 많아지는 것 같다"면서 "대회 영상을 보면서 내 플레이를 열심히 복기하고 있다. 어떤 장면에서 내 뜻대로 득점을 올렸는지, 요즘은 나에 대한 분석을 더 많이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세영은 인도네시아오픈 우승 후 귀국하며 "올해 지금까지는 아직 패배가 한 번뿐인데, 정말 지지 않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목표를 피력해 화제가 됐다. 이미 랭킹 1위를 고수하고 있음에도 자신을 향한 채찍질에 게으름 없는 그다.
"돌이켜보면, 우승한 대회보다 우승하지 못한 대회가 더 기억에 남는다"고 말한 그는 "이제는 좀 재미있게 경기를 하고 싶은 마음도 드는데 한편 또 욕심이 계속 생긴다"고 했다. 이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면 반드시 좋은 결과로 되돌아온다는 믿음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묵묵히 열심히 하는 것 밖에는 없는 것 같다"며 '노력의 힘'을 이야기했다.
안세영을 비롯한 배드민턴 대표팀 선수들은 7월 중국에서 열리는 BWF 월드투어 슈퍼1000 중국오픈, 그리고 8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세계배드민턴선수권 대회 등 큰 대회를 앞두고 있다. 특히 세계선수권은 2025년 가장 중요한 무대다.
안세영은 "참가하는 모든 대회마다 당연히 금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금까지 연습한 것을 잘 보여줄 수 있도록 경기할 것"이라면서 "올해는 계속 이기는 경기를 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지지 않는 선수가 되고 싶다. 또 다른 선수들에게 조금은 두려운 존재가 되고 싶다"는 각오를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