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정수영 기자 = 한국 낭만주의 희곡의 시작으로 평가받는 함세덕(1915~1950)의 '동승'이 재창작돼 무대에 오른다.
국립극단은 연극 '삼매경'을 오는 7월 17일부터 8월 3일까지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에서 선보인다. 벽산희곡상, 서울예술상, 백상예술대상을 석권한 이철희가 재창작과 연출을 맡는다.
원작 '동승'은 한국 근대극의 대표 작가 함세덕이 극작하고 유치진이 연출해 1939년 초연했다. 그해 제2회 연극대회 극연좌상(현 동아연극상의 전신)을 받으며 작품성을 인정받았고, 이후 동명의 영화로도 제작됐다.
'동승'은 깊은 산 속, 자신을 두고 떠난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동자승 '도념'의 이야기를 그린다. 불성과 인성, 운명과 인연 사이에서 인간의 주체적 의지에 관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국립극단이 새롭게 선보이는 '삼매경'은 한 초로의 배우가 주인공이다. 그는 34년 전 자신의 역할을 실패라고 여기며 연극의 시공간 속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채 살아간다. 결국 저승길에서 삼도천으로 뛰어들어 과거와 현재, 연극과 현실이 혼재된 기묘한 '삼매경'을 경험한다.

1991년 박원근이 연출한 '동승'에서 25세의 나이로 동자승 '도념' 역을 맡았던 배우 지춘성이 같은 배역으로 다시 관객 앞에 선다. 지춘성은 이 작품으로 제15회 서울연극제 남우주연상, 제28회 백상예술대상 연극 부문 인기상을 받았다.
지춘성을 비롯해 고용선, 곽성은, 김신효, 서유덕, 심완준 등 13명의 배우가 출연한다.
7월 20일과 27일 공연 종료 후에는 이철희 연출과 지춘성 배우 등이 참석하는 '예술가와의 대화'가 열릴 예정이다.
이철희 연출은 "'삼매경'을 만나는 관객들이 '내가 한 선택이 나의 역사'이고 그 무게를 기꺼이 감당하는 것이 아름답다고 느낀다면, 그래서 이 연극이 삶의 의지를 조금이라도 북돋울 수 있다면, 작품은 제 역할을 해낸 것"이라고 전했다.